에버랜드는 2016년 이후로 처음이고, 아이와는 첫 방문이다. 아래 포스팅을 보는데 새삼스럽다. 그리고 아이와 같이 안 가야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빨리 이동하자는 성화에 대충 사진을 찍어놓고 나중에 확인해 보면 삐뚤고 기울어진 사진이 대부분이다. 카메라가 좋아지면 뭐 하니...
정문주차장 할인 팁
T맵을 설치한 후 '주차'메뉴로 들어가서 에버랜드 정문유료주차장을 검색한 다음 차량번호와 결제할 카드를 등록해 놓으면 5천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화면에는 1시간 만원으로 나오는데 종일 만원이다. 실제 주차했을 때 주차패스를 등록하라는 카톡이 와서 등록버튼을 눌렀다. 미리 주차패스를 등록하는 것도 가능할텐데 내 명의가 아니라서 불가능했던 것 같고, 나는 차량번호+결제카드 까지는 등록을 해 놓은 상태였다.
발레파킹까지 하면 더 편리하겠지만 한달 전 오픈하면 금방 마감되는 모양이다. 나머지 무료 주차장은 에버랜드 입구까지 셔틀을 타고 와야해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토요일인 어제 역대급으로 사람이 많았다는 후기를 보고 약간 초조해졌다. 9시 반쯤 정문 주차장쪽에 도착했는데 차를 끌고 처음 와보는 우리는 발레파킹 줄인 가장 오른쪽 줄에 끼어 있다가 주차완료 시간만 더뎌졌다. 주차를 하러 빈자리를 이리저리 찾는데 거의 만차였고, 에버랜드 출입구 쪽에 몰려든 수많은 인파를 보고 이미 기가 쪽쪽 빨렸다. 내 체감으로는 전 국민이 다 에버랜드를 온 것 같았다.
주차구역으로 이동하면서 본 사람들. 이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사진에는 미처 다 담아내지 못했는데 대기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푸바오 동상에 감탄할 새도 없이 에버랜드 어플로 들어가 '스마트 줄서기'를 시도했다. 몇 년 사이에 시스템이 바뀐 에버랜드는 어플 없으면 제대로 보지도 놀지도 못하게 변한 것 같다. 사파리월드는 큐패스인 '플랜잇 3'으로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패스하고, 로스트밸리를 노렸으나 이미 스마트 줄서기는 마감이 돼서 오후 2시부터 현장 줄서기를 해야 볼 수 있었다. 오후 2시쯤 되면 2시간은 넘게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포기하고 '판다월드'를 예약했다. 이때가 아직 10시가 되기도 전이었는데 대기시간은 1시간이 넘었다. 그나마 푸바오가 떠나서 예약이 가능했던 것 같다.
딸내미용 머리띠를 사고 난 뒤, 판다월드 입장을 기다리는 사이 놀이기구 하나를 타러 갔다.
콜럼버스 대탐험
에버랜드는 다른 어트랙션이 많아서 그런가 '콜럼버스 대탐험'이 영 인기가 없었다. 멋도 모르고 플랜잇 중에 1개를 저걸로 선택했다. 나머지는 아마존 3개, 매직스윙 2개, 사파리 3개였는데, 매직스윙도 오후 기준 20분 대기라서 매직스윙과 콜럼버스 대탐험 대신 '슈팅고스트'를 선택할 걸 하고 후회했다. 슈팅고스트는 오후 기준 50~60분은 대기해야 했다. 어떤 어트랙션이 있고 인기가 있는지 미리 조사를 좀 하고 가야 나처럼 돈낭비를 안 할 수 있다. 에버랜드 어플에 들어가면 실시간 대기시간이 나오기 때문에 주말에 미리 들어가서 어떤게 인기가 있는 지 알아보면 좋을 것이다. 급하게 예약하느라 미처 조사를 제대로 못한 게 아쉽다. 플랜잇은 한 번 예약을 하면 변경이 불가능하고, 취소한 후에 다시 예약을 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사파리나 로스트밸리 자리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재예약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오전이라 대기 10분 밖에 없어서 딸내미는 일단 일반 줄에 대기해서 금방 타고 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또 타고 싶다고 해서 그때 큐패스를 이용했다.
판다월드
거의 20도가 웃도는 날씨덕에 옷을 한 겹 씩 벗어야 했다. 카트를 갖고 오기 천만다행이었다. 판다월드 쪽으로 가니 또 인파가! 이때 2차로 기가 빨렸다.
판다월드 카페도 앞에 있었는데 들어가 볼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11시가 되기 전에 입장할 수 있다는 에버랜드 어플 알림이 왔지만 아직 저 큐알코드가 뜨기 전이라 입장은 할 수 없었다. 큐알코드가 나오자마자 대기했는데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앞쪽 관람객이 들어간 후 몇 분을 또 대기해야 들어갈 수 있다.
야외로 나가기 전 내부 시설에서 조형물과 영상감상도 할 수 있었지만 실제 판다를 볼 기대에 관심이 없었다.
야외로 나가서 왼쪽에는 러바오가
오른쪽에는 쌍둥이 바오와
아이바오가 잠을 자고 있었다.
한 프레임에 담은 아이바오와 쌍둥이 중 누군지는 모를 아이.
오후에 가야 움직이는 판다를 만날 수 있나 보다. 주말이라 관람시간은 단 5분. 사진과 눈에 담고 나니 관람시간은 끝나버렸다.
마지막으로 렛서판다를 만나러 갔는데 하필 또 식사시간이라 밥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있어서 용안을 감상하기 힘들었다. 이 사진이 그나마 얼굴을 많이 본 찰나였다. 다 먹고 나더니 얼굴을 숙인 채 안 보이는 곳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관람의 마지막은 역시나 기프트샵이었다.
한 마리 사서 매고 다니고 싶었던 가방들.
판다월드에서 기프트샵으로 빠져나오기 직전 얼결에 찍은 가족사진. 그냥 결과만 보고 살 계획은 없었는데 어찌나 영업을 잘하시던지 홀린 듯 액자를 사버렸다. 가격은 2만 5천 원. 프린트 사진 2장과 유리액자가 전부지만 잘 나와서 후회는 없다.
판다월드 주변으로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많았다. 배가 너무 고팠는데 이 날따라 아이가 동물구경에 푹 빠져서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나중에 다른 식당 메뉴들을 보니 여기가 젤 별로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식당에는 한식 종류도 있었는데 여기는 양식밖에 없었다. 지금 이름을 찾아보니 'Cafe 정글캠프', 아하, 카페여서 그랬구나. 아무튼 12시가 되기 전에 들어갔는데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오늘 같은 날 앉아서 먹기만 할 수 있다면 감사할 지경이었다. 주문 후 나오기까지는 20여분이 걸렸다. 그런데 피자가 이렇게 작을 줄은 몰랐네... 이 손바닥만 한 걸 먹고 바로 간식들로 배를 채웠다. 가격은 사이다 한잔 포함 41600원이 나왔다.
아마존 익스프레스
플랜잇 3으로 예약한 아마존 익스프레스. 오후 1시쯤 대기시간은 50분 정도였다. 기나긴 대기줄 옆 큐패스줄로 슉슉 빠져나가는 쾌감이 있었다. 역시 돈이 좋긴 좋구나. 비싸긴 하지만(12만 6천 원), 오래 줄을 서 있을 체력이 안 됐기 때문에 잘 산 것 같다. 우비까지 준비했지만 아무도 입지 않아서 우리도 그냥 커버로 버텼다. 그다지 물이 많이 튀지 않았다. 난이도는 겁쟁이도 탈 수 있는 정도.
사파리월드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간식 퍼레이드를 했다. 아이스크림 콘(7천 원), 팝콘이 담긴 피카추 팝콘통(2만5천원), 추로스(개당 4천3백원)...이쯤 되니 손에 땀이 났다. 파산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피카츄 팝콘통은 귀엽긴 한데 너무 거대해서 좀 작은 통으로 살 걸 하고 후회가 됐다. 목에 걸고 다니다 디스크 걸릴 것 같다. 츄러스는 여지껏 먹었던 츄러스 중에 제일 맛없었다. 너무 딱딱해ㅜㅜ
사파리월드
이곳에서도 돈의 위력을 느꼈다. 큐패스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차에 탑승이 가능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던 것. 처음에 어디가 좋지? 하고 우왕좌왕했는데 생각할 것도 없이 맨 앞자리에 앉으면 되는 걸 왜 고민했나 모르겠다.
얼룩무늬 차를 타고 사파리월드에 입성.
반대편으로 돌아오던 다른 사파리 차.
오후 2시는 사파리 낮잠시간이었나 보다. 오전에는 자는 판다, 오후에는 자는 호랑이, 곰... 그리고 예전에는 일반 사파리 차에서도 먹이를 줬었는데 이제는 스페셜 차에서만 먹이를 준다. 도대체 돈을 얼마를 써야 하는 건지 원. 가뜩이나 자는 동물들도 많고 볼거리도 별로 없어서 과연 이 돈과 시간을 들여 사파리 월드를 가야 하는 건가 싶었다. 로스트밸리는 좀 다르려나? 16년도 후기에는 사파리가 더 재밌었다고 썼었는데 지금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포시즌 가든
포시즌 가든으로 이동하는 길에 만난 퍼레이드. 퍼레이드 행렬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꽃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평소 사람 많은 곳이라면 질색이라 한산한 시즌에만 움직이는데 주말이지만 3월은 덜 하다 해서 갔더니만 이게 덜한 정도라고...?
그래도 꿋꿋이 사진을 찍어보았다.
사람이 걸리지 않은 사진이 없다. 당연하다. 저 쿠루미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대기하는 줄만 해도 거의 50미터는 돼 보였다. 지금 보니 팝콘 의자도 있었네. 깨알 같이 잘 꾸며 놓기는 했다.
사람들을 피해 핸드폰을 높이 올려 사진을 찍어보지만 역시나 피할 수 없다.
휴... 간신히 건진 평화로운 사진.
벌써 튤립들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원래 개화시기가
벚꽃 다음에 튤립 아니었던가?
여기가 꽃밭인가 사람밭인가. 그나마 사람이 적은 쪽을 찍은 것이다.
포시즌 가든에서 그나마 남아있던 기 까지 쪽쪽 빨렸지만 인생 네 컷은 못 참지. 산리오 테마를 찍을 수 있는 부스에 들어갔다.
인생네컷 안에 있던 머리띠들은 너무 더러워서 에버랜드에서 산 머리띠를 하고 찍었다.
매직스윙, 챔피언쉽 로데오
매직스윙은 어린이대공원에서 탔던 비슷한 놀이기구보다 덜 무서웠다. 두 번째 타봐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기분 좋게 타고 내렸다. 딸내미 혼자서 바이킹을 한 번 더 타고 카니발 게임도 한 판 했다.
공 2개를 바구니 안에 넣으면 저 인형을 주는 게임인데 언제나처럼 대실패!! 터덜터덜 내려가는데 하필 저 인형 두 개를 안고 내려가는 커플이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는 허망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형 뽑기를 한다고 하기에 뜯어말렸다.
그리고 문제의 어트랙션인 챔피온쉽 로데오. 같이 타자는 아이의 성화에 20분을 기다렸다가 탔는데 잠시 정보를 보니 130cm 이상 탑승이 가능했다. 이 정도면 꽤 무섭다는 얘긴데? 그러나 이미 나는 안전벨트를 착용한 후였고, 지금이라도 내릴 사람은 손을 들라는 말에 차마 손을 들 용기가 없었다. 타느냐 내리느냐, 어떤 게 더 큰 용기가 필요할까요?? 드디어 놀이기구가 움직였고, 한바퀴 휙 돌았을 때 난 무서운 게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이리저리 회전하는 통에 평소 어지러움을 쉽게 느끼는 나는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운행이 끝나고 내려오는데 이미 나의 몸상태는 저세상 컨디션으로 바뀌었다. 집으로 가야 하는데 이 속으로 어찌 차를 타나 걱정이 됐다. 결국 돌아오는 차 안에서 구토를 하고야 말았다. 엄마가 앞자리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딸내미는 뒷자리에서 한 시간 내내 꿀잠을 잤다. 이 불공평한 세상...
에버랜드 방문 소감+결산
사람 구경은 정말 원 없이 했다. 아이와 함께 한 첫 방문이라 그래도 사파리 체험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거금을 주고 '플랜 잇' 을 구매 했고 후회는 없다. 다만 어트랙션과 식당에 대한 조사를 좀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다음번에 방문한다면 어트랙션만 탈 거니까 그냥 자유이용권만 사서 오전에 후딱 타면 오후에는 여유 있게 구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금 당장은 챔피온쉽 로데오의 후폭풍 때문에 재방문 의사는 없다.
<결 산>
3인 입장권(삼성카드50%할인) 93,000원
플랜잇3 126,000원
귀달이머리띠 16,000원
그냥 머리띠 11,000원
판다월드 유리앨범 25,000원
피카츄 팝콘통 25,000원
중식 41,600원
아이스크림 7,000원
오징어버터 5,500원
츄러스2+음료수 12,100원
카니발게임 4,000원
인생네컷 6,000원
총 37만2천2백원 = 파산
다음번엔 입장권만 사고 식사, 간식값만 쓴다 치면 그래도 돈 20만원은 금방 넘길 것 같긴 하다. 4인이상 가족이 가는 사람들은 대체 돈이 얼마나 드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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