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절정을 이뤘던 지난 주말 인천 늘솔길공원에 갔다. 오전 10시가 넘은 시각이었는데 제1주차장 구역에 딱 한 자리가 비어있어서 운 좋게 주차가 가능했다. 12시가 넘어서 출차를 하러 갔을 때는 도로변에 주차한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공원 내부가 그리 붐비지 않았는데 제1, 2 주차장이 만차된 걸 보면 공원 방문객 말고 교회나 다른 곳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 주차비는 무료이다.
주차를 하고 저쪽이 공원이겠거니 싶은 길을 따라갔다.
오늘의 목적은 양떼목장.
벚꽃나무가 그리 많은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취를 느낄 수 있을 정도는 됐다. 이런 날 벚꽃 명소에 가면 꽃보다 사람구경을 더 많이 하기 마련이라 이 정도로 만족한다.
살짝 더울락 말락 한 날씨라 공원 산책하기에 딱 좋았다.
공원내부에서는 킥보드를 탈 수 있지만 편백숲 무장애나눔길 같은 데크길은 금지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양떼들. 아이가 원래 양들이 저런 색이냐고 물어볼 만큼 온통 주황흙색 빛을 뽐내고 있었다.
숫자가 그리 많지는 않다. 먹이는 따로 판매하지 않고 주변 풀을 뜯어다 주면 되는데 웬만큼 길이가 있는 잡초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미 관람객들이 잡초를 다 뽑아다 나른 것 같다ㅎㅎ. 공원으로 들어오는 길에 긴 잡초가 보인다면 미리 뜯어오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벽 쪽 바위틈에 있는 잡초를 몇 가지 골라냈다.
대부분의 양들은 한가운데 모여있고, 사람들이 나눠주는 풀에 관심이 있는 양 몇 마리만 다가온다. 작은 구멍틈으로 먹겠다고 입을 열심히 내밀고 있는 양 한 마리를 발견했다.
통실통실한 뒤태를 잠시 감상해 본다.
이 쪽이 나름 벚꽃 스팟인 것 같다.
매년 보는 벚꽃이지만 질리지가 않는다.
워낙 찰나여서 그런가.
공원 가까이에 있는 드림교회가 자꾸 눈에 밟힌다. 워낙 멋지게 지어놓긴 했다.
호수 물색이 탁해서 물고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 거북이도 있다던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공원 내에 매점은 없고 늘솔길숲이야기 건물에 카페가 한 곳 있다.
봄이라 딸기 음료가 많다.
이미 바나나킥을 먹고 난 뒤였음에도 불구하고 배고프다고 징징대는 딸내미에게 리얼딸기라떼를 제공했다.
전화부스 같은 숲 속도서관도 있다.
책 한 권 가져다 벤치에서 읽으면 참 좋을 날씨였다.
이제 막 푸른 잎들이 나는 시기라 휑해 보이는데 초여름이 되면 참 예쁠 것 같다.
처음 방문한 늘솔길공원은 생각보다 꽤 넓다고 느꼈다. 공원 건너편에는 장미원도 있어서 5월쯤에 오면 볼거리가 더 많을 것 같다. 양떼목장 규모가 아담해서 큰 아이들보다는 유아들이 오기에 적당하다. 하지만 우리 집 초3이는 아직도 양에게 먹이를 주는 걸 좋아라 해서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주변에 먹을 데는 없지만 그늘막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시락을 싸와서 피크닉을 즐겨도 좋을 것 같다.
가까이에 있는 소래포구에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 바가지 씌우는 데를 왜 가냐는 남편의 반문에 대신 신세계프리미엄 아울렛 시흥점을 가기로 했다. 공원에서는 차로 10분 남짓 걸린다. 여기도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3시 전에 출차하는데 지상, 타워 할 것 없이 모든 주차장이 만차였다.
도착해 보니 마침 하리보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었다. 아울렛을 간다 하니 별로 탐탁지 않아 하던 아이는 하리보 팝업을 보더니 눈이 돌아갔다. 하지만 여전히 사진촬영은 좋아하지 않고 어떤 콩고물이 떨어질까만 관심사였다.
실내 쪽엔 젤리를, 외부에선 도시락통, 수저세트 같은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행사중엔 시흥아울렛 카톡친추를 하면
젤리를 주는 것도 있어서 신청해서 받았다.
미니 사이즈 한 봉지를 줄줄 알았는데
세 봉지나 줘서 놀랬다.
일행이 3명이라 그랬나?
점심은 푸드코트인 테이스트빌리지에서 먹었다. 딱 점심시간이라 앉을자리 찾기도 어려웠다. 아이식사는 밀본에서 어린이 도시락을 주문했다. 도시락 통이 귀여워서 그냥 가져가는 사람도 있는지 반납해 달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음료수라면 원샷원킬인 딸냄이지만 저 주스는 한 모금 마시더니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먹어봤지만 상당히 맥 빠지는 맛이다.
우리는 짜장짬뽕 세트를 먹었는데 저 짬뽕이 엄청 매워서 면만 살살 건져 먹었다.
밥을 먹고 아울렛 외부에서 열리고 있는 상생장터에서 아이 머리띠와 양말을 사고 내부 매장에서는 아이 모자를 구매했다. 최근에 나들이로 돈을 많이 써서 늘솔길공원에서 알뜰하게 잘 놀았다 싶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소비를 또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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