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데니움
시간이 지나도 물컹거림이 나아지지 않아서 흙에서 뽑아 보았다. 뿌리쪽은 의외로 멀쩡해보였지만 위쪽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여서 잘라서 삽목하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일단 다시 흙에 심어두다가 상태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칼을 들었다.
조심조심 잘라보니 역시나 썩어 있었다. 대체 와이? 물을 더 주기전부터 물렁했으니 과습때문에 저런 건 아니었을 것 같은데...아니면 이미 과습이었던 걸까. 어렵다, 어려워.
# 율마
파릇파릇한 율마가 아님에 주의.
가지를 거의 다 잘라내서 이미 볼품 없어진 율마를
숮을 더 쳐서 더욱 더 볼품없게 만든 후
흙을 엎어서 뿌리를 보았더니 역시나 안습이었다. 나무 크기에 비해 뿌리가 너무 약해보이는 걸로 봐선 뿌리파리의 습격을 받은 게 맞나보다. 흙 속에서 기어다니는 벌레도 봤고, 그 중엔 투명한 애벌레도 있었는데 그게 아마 뿌리파리의 유충인 것 같다. 한참 날파리가 날아다니고 잎을 떨구었을때 흙을 엎어보았더라면 1%의 재생가능성이 있었을텐데, 그땐 내가 뭐에 홀렸는지 자세히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저세상으로 떠난 게 맞아보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새로운 흙에 심어보았다.
2~3주 뒤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기에 고이 보내드리기로 했다.
# 이름 모를 아이1
브런치 배달음식점에서 파는 쿠키세트 안에 들어있던 씨앗을 심어보았다. 이름은 알려주지 않고 키워봐야 어떤 존재인지 안다는 게 흥미를 끌어서 구매해본 건데 여전히 이름은 오리무중이다.
씨앗은 이렇게 생겼다.
(+4) 심은 지 4일 째 되던 날 싹이 뾱뾱 올라왔다. 파종을 하면 이런 게 재밌고 신기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느낌.
(+5) 하루 만에 이렇게 자랐다.
(+6)
(+8) 스마트렌즈로는 처음엔 '뮤렌베키아'라고 나오더니 요만큼 자랐을 때 다시 검색해보니
'토끼풀'이라고 나온다. 왠지 둘다 아닐 것 같은데?? 더 자라고 난 뒤 다시 검색해 봐야겠다.
# 이름 모를 아이2
커리플랜트 옆에서 기생하던 아이가 점점 길어지고 예전 라벤더와는 달리 꽤 튼실해보였다.
누구냐 넌.
다른 화분에 옮겨심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아서, 조심조심 뽑아보았다. 뿌리를 다치게 하지 않고 뽑는데 성공했다.
가지고 있던 작은 화분에 심었다. 저 화분에서 다육이 하나가 돌아가셨....
저리 휘어졌는데 지금은 어찌할 방도가 없네.
옮겨심고 나서 하루가 지난 뒤. 아직까지는 잘 버텨주고 있다.
얘는 누군지 진심 궁금하다.
# 길에서 본 꽃들
동네 아파트 화단에 심어져 있던 나팔 수선화.
사진은 흐릿하게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노란색과 주황색 색종이로 접은 꽃마냥 쨍한 색감이다.
봄하면 역시 개나리.
정말 오랜만에 벛꽃구경을 갔다. 동네 근처에 있는 하천으로 간 거긴 하지만. 식물집사가 되면서 길가에 핀 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유심히 보게 된다. 추운 계절을 지나 이렇게 싹이 트고 꽃을 피우는 게 기특하고 그렇다. 나이를 먹은 게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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