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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2424

잔금일, 그리고 이사.

by 아님말지머 2021. 11. 6.

매도, 매수 잔금일이 한날에 있었고, 기존 집 매수인은 인테리어를 하고 들어가고, 이사갈 집 매도인은 이미 이사를 가고 난 뒤라 우리만 이사를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신혼집에 들어간 이후로 이사를 처음 해보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랐었다. 다음번 이사(를 또 하고 싶진 않지만 언젠가 또 하겠지)를 위해 정리를 해본다. 

 

 

AM 8. 이사팀이 와서 바닥에 보호재를 깔고 버리고 갈 것과 가져갈 큰 짐들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가구들은 침대 매트리스만 제외하고 몽땅 버리고 가기 때문에 이사갈 집에 자잘한 짐들을 어디에 둘 것인지 대략 얘기를 해두었다. 혹시나 가져가야되는데 버리고 갈까 싶어 포스트잍에 '가져감' '버림'이라고 써서 붙여놨는데 쓸데없는 짓이고 그냥 그자리에서 얘기하면 매직으로 크게 'X' 표시를 해주셨다. 그리고 쓰레기까지(진짜 쓰레기는 종량제에 버리지만) 몽땅 가져다 주기 때문에 미리 버릴 건 버리는게 중요하다. 난 버렸다고 버렸는데 이사짐을 정리하면서 안 버렸던게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AM 9:30. 도시가스에서 나와 지난달과 이사날까지 사용요금을 정산해주고 그 자리에서 결제를 했다. 은행과 신용카드에 걸어놨던 자동이체를 전날 해제했었는데, 이날 이미 빠져나갔던 취사용 요금이 중복결제됐다는 걸 알았다. 환불신청해야지하다 까먹었는데 3일 뒤 환불됐다는 메세지가 왔다. 도시가스 자동이체는 미리 해지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도시가스에 전출신고를 하면서 이사당일 아침은 바쁘니까 전날 저녁에 와달라고 해야지~하는 어리버리한 생각으로 이사 전날 와달라고 했다가 생각해보니 밤에도 보일러를 쓸 테고 당일날도 쓸지 모르니 이사당일 아침으로 바꿔야겠다하고 예약변경을 하려고 도시가스에 전화를 했다. 상담원은 당연히 이사당일에 하면 된다고 했다. 

 

*추가. 이사갈 집에도 지역 도시가스사에 전화해서 전입신고를 해야한다. 나는 이미 인테리어를 하면서 보일러를 틀기도 했고, 지식인에 검색했을 땐 전입신고를 따로 안해도 내 앞으로 고지서가 나온다고 봐서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가스검침 해달라고 전화를 하면서 명의이전이 안되어 있다고 해서 신청을 했다. 검침을 하러 나온 직원이 계량기를 막고 있던 마개같은 걸 떼주고 가셨다. 

 

 

AM 10:30. 관리사무소에 가서 관리비 정산하러 왔어요 하고 카드를 내밀었는데 직원이 손을 내저으면서 부동산에 가서 매도인과 정리를 하면 된다고 하며 '중간관리비 내역'과 '장기수선충당금 내역'을 주었다. 이사를 하면서 나의 무식함에 자꾸 치를 떨게 된다. 하지만 이사가 처음인데 어쩌겠어??  '장기수선충당금'은 세입자에 해당되는 내용이라 우리는 상관없다고 부동산에서 알려줬다. 

 

*추가. 매수자는 선수관리비를 내야하는데, 이사갈 땐 새로운 매수자에게 받으면 된다. 이 선수관리비에서 이사가기 전까지의 관리비를 상계처리하면 된다. 기존 집은 이 선수관리비가 10만원정도 밖에 안되는데 새로운 집은 24만원이었다. 일반관리비도 비교해보니 새로운 집이 훨씬 비싸다, 흙흙. 

 

 

AM 11. 현재 집 매수인과 부동산에서 미팅. 매도인이자 공동명의인 우리가 준비할 서류는 등기필증(집문서), 매도용인감증명서(행정복지센터에 매도계약서를 들고가서 떼면 된다)와 주민등록초본(주소연혁) 각각 1부씩, 그리고 인감도장이다. 매도용이라는 글자를 무시하고 그냥 인감증명서를 가져갈 뻔 했는데 잔금일 며칠전 부동산에서 매도용이라고 또박또박 알려줘서 다행히 제대로 떼었다.

 

이 자리에는 매수인측 법무사도 함께 했는데 이분한테 우리 근저당말소처리까지 부탁드렸다. 이 근저당말소처리는 우리측 은행법무사에 맡겨도 된다는데 우리 은행법무사는 매도인측 법무사에 말하면 된다고 튕겼다. 은행법무사가 너무나 당연하게 얘기하길래 중개사한테 말했더니 '아닌데요? oo씨(나) 은행법무사가 해도 돼요' 라고 했다. 이 '근저당말소'와 함께 '소유권이전' '매도' '매수' '매수측 법무사' '매도측 법무사' '은행법무사'  등등의 비슷비슷한 용어가 뒤섞이고 중개사와 법무사, 은행 간의 말들이 서로 달라서 매우 혼란스러웠다. 전문가들끼리 알아서 좀 정리해줬으면...

 

아무튼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할일은 매수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지금 팔려고 하는 집의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이다. 상환은 스마트뱅킹으로 하지만 대출금을 다 상환했다는 확인서는 직접 은행에 가야하지 않냐고 매수인측 법무사가 말했으나 중개사는 은행에서 팩스로 받으면 된다고 했고, 결국은 은행사이트에서 바로 인쇄가 가능했다고 한다(상환하는 사이 나는 폐기물신고 때문에 경비실에 가 있었다). 전에 찾아보니 은행마다 지침이 다른 것 같으니 미리 확인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스마트뱅킹도 미리 준비를 해야하는게, 평소 폰뱅킹을 이용하지 않던 남편은 그 전날 스마트뱅킹앱만 깔고 모바일인증서 설치를 안하는 바람에 결국 노트북을 이용해 인터넷뱅킹으로 처리를 했다. 남편이 대출금상환과 관리비정산을 하는 사이 나는 우리가 버린 폐기물 신고를 위해 경비실에 가서 정산을 했다. 현관키와 음식물쓰레기카드 등을 건네고 짐을 뺀 빈집을 매수인에게 보여주고 1차 미팅은 마무리했다. 

 

 

PM 12:20. 원래 12시로 예정되었으나 스마트뱅킹으로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매도인측에 양해를 구해 시간을 늦췄다. 이번엔 우리가 받은 신규 대출금+매도잔금에서 매도인측 계좌에 일부를 보내면 매도인측은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고 말소처리를 할 차례. 이때 우리가 필요한 서류는 주민등록등본(주민번호 나오게, 이건 세대원 다 동일한 내용이니 공동명의라도 1부만 있으면 됨), 가족관계확인서(상세), 도장(막도장도 오케이)이다. 대출금실행을 위해 온 은행법무사에게 소유권이전등기도 부탁했고, 수수료는 거의 최저로 받은 것 같다. 부동산에서 소개해준다는 법무사가 말한 금액보다 저렴해서 이쪽을 선택한 거니 상황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맡기면 될 것 같다. 관리비정산 후 현관키를 받고 매도인과 안녕을 고했다. 

 

 

PM 1. 이사짐이 들어가기 시작, 자잘한 짐들이 어디에 들어가야되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후 점심을 먹으러 갔다. 금전사고 안나고 무사히 소유권이전을 마치게 되서 감회가 새로웠다. 점심식사 후 전입신고를 하러 행정복지센터에 갔다. 매수계약서를 가져갔어야하는데(필수는 아닌데 무슨 확인을 해야한다고 했다), 차에 두고 오는 바람에 다시 가서 가져왔다. 전입신고열람확인서와 등본을 발급받은 뒤, 대출받은 은행팩스로 보냈다. 

 

 

PM3. 이사짐을 다 정리했다는 연락을 받고 집에 가보니 모든 구녕이란 구녕에 다 짐이 쑤셔박힌 걸 볼 수 있었다. 주방쪽을 담당한 이모님께서는 수납할 공간이 너무 없다는 볼멘소리도 하셨다.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댁들이 제대로 정리를 안해서이지 않을까요...포장이사도 처음 이용해보니 어디까지 기대를 해야할 지 몰라서 일단 오케이를 하고 잔금을 드렸다. 남편은 전입신고열람확인서와 자동차등록증을 들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가서 주차증을 발급받았다. 

 

 

이로서 긴 여정을 마쳤다!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시작은 짐정리부터였다. 그리고 다음날 가구 AS를 시작으로, 에어컨설치, 식기세척기 설치, 정수기 설치, 붙박이장 AS 등 관련 업체에서 줄줄이 방문하는 바람에 반쯤 영혼이 빠져나갔던 것 같다. 거의 3일 밤낮으로 짐을 정리해서 겨우 사람 살만하게 만들어놨다. 식탁을 비롯해 아직 구입하지 못한 가구와 자잘한 물품들이 더 들어와야 집정리가 완성될 것 같다. 

 

 

 

*기록으로 남긴다고 정리를 해봤는데 내가 썼지만 정신이 없고 아직까지 모르는 내용도 있어서 나중에 더 추가하던지 해야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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