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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1년만에 다시 찾아온 구내염

by 아님말지머 2019. 8. 16.

다섯살이 되고나서는 감기에 걸려도 37~38도 초반 정도의 미열만 나고 콧물, 약한 기침정도로 그쳐서 세월이 약이구나~하고 있었는데 너무 방심하고 있었나보다. 3일전에 38.1도를 찍고 해열제를 먹이니 금새 열이 떨어져서 병원에 잠깐 들린다음 그날 가지고 놀 거리를 사러 마을버스타고 문구점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런데 그날 오후부터 39도를 넘는 고열에 시달리고 그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오랜만에 맞이한 고열이라 당황스러웠다. 육아5년차라도 축 쳐져있는 아이를 무심하게 보긴 힘들고 혹시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리고 열이나면 약을 안먹으려는 병이 도져서 결국은 좌약을 또 넣고 말았찌...처음엔 동의하에 넣었으나 두번째엔 허락을 해주지 않아서 잠든 사이에 얼른 넣어버렸다. 짜증을 내는 아이에게 사죄를 거듭했다. 그래도 작년에는 쓴 약을 안먹으려고 해서 쥬스나 요거트에 타 주는 등 별 쇼를 다했는데 올해는 약간 정신이 차렸을 때 주니 꾸역꾸역 다 먹어주는게 기특했다-이 때 타이밍이 중요한데 열이 좀 내렸을때 줘야지 다시 누우려고 할 때 주면 거부해버린다. 처음에는 "안 먹어!"라고 해도 '이걸 다 먹어야 유치원도 가고 할머니네도 갈 수 있다'고 설명하니 아무말 없이 약통을 가져가서 먹는 것이었다. 작년에 비하면 정말 사람 다 됐네.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말도 안되는 짜증을 부리고 이것저것 요구를 해오는데 평소와는 달리(..)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고, 토닥여주고 했더니 나를 더 좋아하게된 나머지 아빠한테도 잘 안가려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평상시에도 이런 자비로움을 발휘한다면 아이가 잠들때마다 '내가 왜 그렇게 화를 냈을까'하며 자책하지 않아도 될 텐데. 하지만 난 성인(聖人)이 아니므로 고열이 나는 이틀동안에 베푸는 자비로움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앓아누운지 3일째 되던 날 목구멍을 살펴보니 수포가 올라왔다. 거의 1년만에 다시 찾아온 구내염이었던 것이다. 전날 병원에서 아직 수포는 안올라왔지만 두통, 복통,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는 증상을 봤을때 구내염이나 수족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며 항바이러스제와 해열진통제를 처방받았었는데 딱 들어맞은 것이다. 전날까지는 열때문에 이틀동안 밥을 2숟가락 먹었고 수포가 올라온 당일에는 부드러운 빵 외에는 과일도 못먹고 오로지 액체류-마시는 요거트, 우유, 쥬스 등등-만 먹었다. 그렇게 먹고도 별로 배고파하지 않더니 4일째 되는 날인 오늘은 부쩍 식욕이 돋는지 먹을 걸 계속 찾았다. 처음엔 계속 시원한게 먹고 싶다고해서 액체류만 주다가 귤을 먹고 싶대서 줬더니 두개 쯤먹고 포기. 조금 지나고나서는 사과와 바나나도 곧잘 먹었다. 하지만 '밥 먹을래?' 했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상태를 봤을때 내일쯤이면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입안이 아픈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열이 내리고 활기를 되찾은 아이를 보니 안심이 됐다. 또한 곡기를 아예 끊은 건 아니지만 액체류만 마시고 저렇게 팔팔 뛰어다닐 수 있다니 새삼 놀랍다. 이제 남은 건 입안의 수포가 사라져서 유치원에 빨리 등원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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