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손으로 옷을 완성했다(감격). 밖에서 입을 정도는 안되지만 집에서 입을 정도는 된다. 중간에 하루이틀 정도 쉰 기간 포함해서 2주 정도 걸렸다. 하루종일 뜨면 이틀 안에도 완성가능할 것 같은데 그러다간 어깨와 허리가 아작 날 것 같다. 지금도 허리상태가 안 좋다.
도안은 바늘이야기에서 구매하고, 실은 마음에 드는 색이 품절이어서 서치를 해보니 울리울리실=나코 보스턴 35라서 청송뜨개실에서 네이비색으로 구입했다. 어두운 색이라서 좋은 점은 실수한 부분이 가려진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 실수한 부분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모르고 그냥 술술 떴다가 나중에 발견하면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초보자는 적당한 밝은 색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이번에는 입기 위한 용도라기보다는 옷을 한번 떠 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한 연습용이었기 때문에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실수가 너무 눈에 보이면 좌절하기 십상이니까☆
가장 헤맸던 부분은 처음 시작한 뒤판이었는데 어려워서가 아니라 한참 뜨다가 위에서 말한 대로 뒤늦게 실수를 발견했는데 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죄다 풀고 다시 시작했다. 중간에 메리야스 뜨기를 빠뜨려서 한 번 더 풀고, 한번 더 실수를 했는데 푸느냐 마느냐 고민을 하고 있었더니 지나가던 팩트폭격기(여, 9세)가 '다 뜨려면 백 년도 더 걸리겠네'라는 한 마디를 던졌다. 푸...
그 외에는 특별히 어려운 기법이 없어서 초보자도 무난히 뜰 수 있는 수준이었다. 오히려 양말 뜨기가(키링사이즈만 떠 봤지만) 훨씬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일단 옷 하나를 완성했더니 자신감이 붙어서 다른 옷도 뜨고 싶어졌다. 레글런 반팔 소매 니트와 가디건이 그다음 목표다. 딸내미 조끼도 하나 떠줘야 하는데? 이번에 탑다운으로 떴으니 바텀업으로 해볼까 싶어서 바텀업 조끼 도안을 샀는데 코바늘도 들어가고 뭔가 복잡해서 차차차기로 미뤄야 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아직 양말을 안 떴네? 이런 식으로 문어발이 되어가는가 보다.
이번에는 마인드풀 13cm 조립식 바늘 6mm와 심포니우드 7mm로 떴는데 마인드풀은 스틸이니만큼 부드럽게 잘 떠졌고, 케이블도 원래 갖고 있던 다른 줄바늘보다 편했다. 마지막 고무 단을 뜰 때 좀 불편했지만 웬만한 줄은 다 비슷할 테니 뭐... 치아오구 케이블은 괜찮으려나?? 심포니우드는 기존 나무 바늘보다 단단하고 부드러워서 일반 대나무 바늘과 스틸바늘 사이 그 어딘가의 느낌이었다. 꽤 마음에 드는 바늘이었다. 다음에는 진저 숏팁과 스페셜바늘 하나를 바구니에 담아놨으니 심포니우드와 비교를 해봐야겠다. 또 이런 식으로 바늘부자가 돼 가는 건가...
'번외 > 뜨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 에어 페루 퍼프 래글런 탑다운-뫼비우스띠를 만든 사연 (0) | 2023.04.11 |
---|---|
V넥 탑다운 가디건 + 도서 '뜨개는 우리를 들뜨게 하지' 외 (0) | 2023.03.30 |
대바늘 고르기 파티 -최종 승자는? (0) | 2023.03.05 |
양말키링만들기 도전 결과는? (0) | 2023.02.27 |
뜨개를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도서 '아무튼, 뜨개' (0) | 2023.0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