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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뜨개

뜨개를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도서 '아무튼, 뜨개'

by 아님말지머 2023. 2. 9.

한겨울이 다 지나고서야 완성한 변형고무뜨기 목도리를 뜨고 남은 실로 헤어밴드를 만들었다. 같은 변형고무뜨기로 만드는 거라 부담이 없었는데 마지막 코 막기에서 또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완성할 수 있었다. 왜 우리나라 말로 설명을 하는데 한 번에 알아먹지를 못하는지 모르겠다. 

 

 

 

뜨개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김라희님의 유튜브

 

 

 

언발란스 헤어밴드. 비루하지만 나중에 뜨개왕이 됐을때 이런 때도 있었지...하며 회상하기 위한 용도로 올려본다.

 

한동안 변형고무뜨기만 해서인지 마지막에 둘러주는 끈 역할을 하기 위한 용도로 메리야스뜨기를 하는데 너무 낯설었다. 이래서 양말뜨기를 할 수 있을까?? 

 

 

 

호기롭게 양말뜨기에 도전하기 위해 일단 재료부터 사고 보았다. 실과 부속품, 도안은 아래 클래스를 통해서 산 것이고 바늘은 다른 사이트에서 샀다. 변형고무뜨기를 하면서 중간에 대나무 바늘대신 스틸로 바꿨더니 부드럽게 잘 넘어가서 이번에도 스틸 대바늘로 해볼 예정이다. 지난번 샀던 아디는 끝이 둥글한데 이번에 산 니트프로는 더 뾰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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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아래 클래스에 도전하려고 했다가 나에겐 무리수일 것 같아서 위 클래스에 도전하는 건데 무리인 건 마찬가지일 것 같다. 도안을 읽기만 해도 벌써부터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이번 겨울이 지나고 다음번 겨울이 올 때쯤이면 완성하지 않을까? 양말을 잘 뜨게 되면 조끼도 만들어볼 생각이다. 어서 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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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엄연한 뜨개인이기 때문에 책도 뜨개와 관련된 책을 읽었다. 제목은 '아무튼, 뜨개'. '아무튼' 시리즈는 얇은 분량 안에서 저자가 푹 빠져 있는 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읽은 사람도 부담없이 흐뭇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내용도 가벼운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튼, 뜨개'는 제법 생각해 볼 수 있는 화두를 던졌다. 아무 거리낌 없이 '뜨개질'이라고 명명하는 이 사회에서 뜨개라는 행위를 은연중에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저자는 의문을 가졌는데 나 역시 그래왔던 것 같다. 이번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행위인 줄도 몰랐고, 그저 시간 여유로운 사람들(더 정확히 말하면 '여자들')이 즐기는 시답잖은 취미쯤으로 치부했던 것 같다. 엉킨 실타래를 풀듯이 꼬여있는 인간관계를 풀어나가는 에피소드에서는 내가 식물을 키우면서 자식을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낀 것처럼 뜨개도 인생의 한 맥락과 맞닿아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취미부자가 되고 있는데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늘려가는 재미가 분명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뜨개라는 것은 그 어떤 취미보다도 높은 산이요, 크나 큰 도전이다. 이 똥손에게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