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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이유식 먹일때의 피끓는 애미의 심경

by 아님말지머 2015. 9. 7.

분명 '잘 먹는' 아기 임에도 불구하고 이유식을 먹을때는 분유나 치즈, 바나나 등 간식 먹을때보다 현저히 집중력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부스터에 오래 붙어있는 것도 힘들테고 맛도 달달하지도 않으니 '일단 주니까 받아먹는데 아쉽지는 않네' 수준이다. 그래서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아기 앞에서 온갖 쇼를 한다. 노래도 불렀다가 내가 먹는 척도 했다가 장난감으로 주의를 집중도 시켰다가..그러다 보면 이 나이에 이게 무슨 짓을 하는건가 하는 회의가 든다.... 가끔 컨디션이 저조하면 몇 숟가락 먹다가 입을 꾹 다물고 기어이 울기 시작하는데 진짜 한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을 꾹꾹 억누른다. 나도 이정도 인데 매일 이유식을 거부하는 애를 키우는 엄마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가슴이 애린다, 애려.

이유식을 먹일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내가 만든 이 이유식을 다 먹일테다! 라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한번에 먹일 분량을 만들어 놓고 그걸 맛있게 잘 먹어줬으면 하는게 모든 엄마의 공통적인 바람이겠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기껏 없는 시간 쪼개서 만들어놨더니 몇 숟가락 받아먹고 거부하거나 아예 먹지않으려 하면 머리에서 김이 팍팍 오른다.

아기를 키우기 힘든 이유 중에 하나는 통제불가능, 즉, 내 마음대로 '절대' 움직여주지 않고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유식은 그 시작에 불과한 것이고. 그런데 이유식은 사람밥을 먹이는 전단계이고, 지금이야 분유나 모유로 보충해주면 되지만 돌쯤되면 밥만 먹이기 시작하는데 그 걸 거부하면 성장발육에 지장이 생기니 전전 긍긍할 수 밖에.

생각해보면 통제불가능한 건 8개월차에 접어드는 아기 뿐만이아니라 399개월짜리 성인도 마찬가지다. 기껏 상차려놓으면 안먹겠다고 퇴짜를 놓고..머리에서 스팀나오는 건 당연지사. 그래. 살만큼 산 시커먼 '어른'도 저러는데 애기는 까짓거 봐주자. 나중에 밥 안먹으면 딴거 먹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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