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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지름신이시여

오 비타미네 바디밀크

by 아님말지머 2022. 11. 3.

 

 

도대체 향이 어떻길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지 궁금하던 차에, 마침 11번가에서  41,990원에 팔길래 구매해보았다. 바로 며칠 전 딸내미용 바디로션이 비싸네 어쩌네 해놓고선 더 비싼 바디제품을 사는 나...

 

바디로션은 400ml용량이고, 동일 향의 샤워젤 2개와 핸드크림 2개를 샘플로 줬다. 궁금했던 그 향의 정체를 맡아본 결과... 첫 향은 풀도 아니고 흙도 아니고 그 사이 어딘가 게슴프레하고 설명 못할 향이 풍기다가 곧이어 약간의 시트러스 향이 100m 밖에서 뿌려지는 듯이 아득하게 난다. 가장 궁금했던 잔향은 남성 스킨 비스름한 향이었다. 분명히 잔향이 좋다고 그랬는데? 내 코가 잘못됐나 싶어서 3일 연속으로 써보았으나 막 엄청 좋고 자꾸 코를 킁킁댈 만큼 좋은 향은 아니었다.

 

상품설명에 따르면 자몽과 레몬 베이스의 상큼한 시트러스 향, 그것도 뿌리자마자 느껴지는 산뜻한 봄의 향이라고 나온다. 그리고 오랫동안 프리지아 잔향이 지속된다고 하는데... 그럼 내가 맡은 향이 프리지아 향이었던가??

 

뭐 향이야 워낙 취향을 타고, 각자 체취의 영향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다. 확실한 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무난한 향은 아니라는 거. 난 좀 더 상큼하고 전통적인 시트러스 향, 즉 프레쉬 레몬 슈가나 록시땅 버베나 같은 향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래도 갖다 버릴 만큼 나쁜 건 아니고 그럭저럭 아쉬운 대로 쓸만한 것 같다. 상당히 묽은 제형이기 때문에 흡수력은 좋으나 건조한 계절에 바를 만큼 보습력이 좋은 건 아니어서 여름에 쓰기 적합한 제품인 것 같다. 

 

문제는 샤워젤인데, 바디로션은 그래도 특유의 풋내가 코에 들어오기 직전에 부드러운 향이 나와서 감싸주는데 샤워젤은 바디로션의 첫 향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서  당혹스러웠다. 어차피 바디워시이기 때문에 씻으면 날아가지만 씻는 동안 그다지 기분이 좋진 않았다. 

 

결론=바디로션은 한 번 써볼 만하다, 하지만 두 번 구매할 의사는 없다. 샤워젤은 한 번도 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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