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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여름방학 끝!!!!!

by 아님말지머 2022. 8. 23.

따지고 보면 오후에는 학원을 다니니까 평소와 다름없고, 오전과 점심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차이점만 있을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방학은 길~었다. 일단 밥 한끼를 더 차려먹는다는게 부담이고(크게 늘어난 식비는 덤), 그 오전시간이 너무 더디게 흘렀다는 거!  '너는 혼자 놀아라, 나도 혼자 놀터이니' 이 모드로 꿋꿋하게 버틴 한달이었다. 

 

 

방학기간동안에는 학부모도 학교도서관을 오전부터 이용할 수 있었다. 거기서 빌려온 책은 공지영 작가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 가독성이 좋아서 쓱쓱 읽힌다. 나에겐 마지막 레시피 속 주제가 마음에 가장 남았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살면 내가 무언가 해야 될 것 같아 초조하던 마음에서 남을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물론 마음의 평화까지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작가가 읽었던 책의 저자는 어느날 혼자서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미친 여자를 발견하다가, 그 무수한 중얼거림이 실은 자기 내면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는다. 이 대목에서 나도 참 많이 찔렸다. 속으로 별의 별 생각을 다하는데 그걸 밖으로 내뱉는 순간 그 미친여자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다시 '저 사람이 나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돌아가면 그러한 겸손은 쓸데없이 개입하는 것을 멈추게 되어 침묵이 수월해지고, 그 침묵은 상황과 남의 공격에 휘둘리지 않는 힘을 주고, 그리하여 우리를 자유로 이끌어주게 된다. 

 

한동안 책을 멀리하다, 나를 따라 아이가 책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옆에 앉아 연달아 몇 권을 읽었는데 별 효과는 못 본 것 같다. 의도대로 자라면 사람이 아니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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