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에 처음 수학 문제집을 풀린 이후, 8세 망나니 아이를 어르고 달래며 수학 문제집을 풀리고 있다. 작년에는 원리셈+플라토 조합으로 풀리다가 플라토를 너무 싫어해서 '개념클릭'이라는 교과문제집을 풀렸으나 이마저도 싫다해서 1학기 문제집 1권을 얼마전에 겨우 다 풀고 당분간은 원리셈만 풀게 했다. 그렇다면 원리셈은 좋아하냐, 그것도 아니고요?
하루에 두쪽 내지는 세쪽씩 천천히 진도를 나간 결과
아직 1학년 진도는 못 나가고 키즈원리셈에 머물러 있다.
문제의 '모으기 가르기'가 나오면서 아이 멘탈이,
아니 내 맨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뒤의 수를 갈라 10만들어 빼기' 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갔는데
(물론 자기가 왜 수학을 해야하냐, 이 어려운 걸 왜 시키냐,
엄마 미워, 아빠 미워, 원리셈 싫어 등등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며 분노를 터뜨리던 과정은 필수 였다)
이렇게 뒤의 수를 갈라서 10을 만든다음 빼는 건 이해했으나
앞의 수를 갈라서 빼는 건 중간에 더하는 과정이 있어서 그런지 이해를 못했다.
사실 나도 언뜻 머리에 잘 안들어와서 왜 헷갈려하는 지 알만했다.
(수포자의 심정은 수포자가 안다)
더 앞쪽에서는 푸는 과정을 보여주고 네모칸에 채우는 형태여서
대충 답을 쓰는 데까지는 성공했던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언젠간 알게 되니까, 하면서 3쪽을 풀게 했는데...
절대 암산이 안되는 녀석이
이렇게 줄을 쭉쭉 그어오니 내가 의심을 안 하게 생겼나?
너 혹시 답 베껴 썼니?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속으로 뒷목을 잡으면서 일단 답을 쓴 건 어쩔 수 없으니
다시 직접 풀어서 식마다 답을 달라고 시켰다.
내가 손가락 발가락이라도 이용해서 풀라고 했더니
자기는 발가락은 사용 안 한단다.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그랬더니 이렇게 선택형 답안을 작성해 왔네? 아놔...
12-9에서 도대체 8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왔냐고 묻자
손가락을 꼽아서 푸는 과정을 보여줬다.
손가락을 꼽다보니 폈는지 꼽았는지 헷갈렸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 내용이라 굳이 피눈물 흘려가며 1학년 아이를 붙들고 이렇게 시키는게 맞나 회의가 들 때가 몇 번 있었는데, 학습 습관을 붙여주는 차원에서 더이상 후퇴를 해서는 안될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사고력 문제집을 한권 같이 풀게 하고 싶은데 원리셈에서 버벅대는 걸 보니 진도 욕심은 버리고 말 그대로 원리를 이해시키는 훈련을 좀 해야할 것 같다. 일단 8월까지는 원리셈만 풀리고 이후 상태를 봐서 문제집을 더 붙이던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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