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였나 코로나 확진자수가 급증하는 바람에 주말에도 외출을 거의 못하고 있고, 남편은 재택근무, 딸아이는 원격수업과 방학으로 가족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시간을 때우기 위한 방편으로 최근 주말에는 애니메이션을 한편씩 감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 것은 스파이더맨뉴유니버스, 인사이드 아웃, 몬스터주식회사, 몬스터대학, 인크레더블1편이다. 앞의 두 편과 몬스터 대학은 나도 처음 본 영화고, 뒤에 두 편은 예전에 본 영화들이다. 아이와 함께 봐야하니 당연히 더빙판으로 볼 수 밖에 없는데 자막판보다 이해가 더 잘되서 오히려 좋은 점도 있다. 내가 외국영화를 볼 때 한 번 봐서는 잘 머리에 안들어오는 이유가 자막보느라 그런거였나 싶기도 하다. 원래 나의 원대한 계획은 딸아이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다 섭렵한 다음 7~8세쯤 홍콩디즈니랜드에 가서 놀다오는 거였는데 어느새 딸내미는 7세가 되었고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래서 이 계획은 최소 2년은 미뤄둬야 할 것 같다.
위 만화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은 '인사이드 아웃'이었다. 인사이드 아웃은 아이보다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더 큰 감흥을 주는 애니메이션 같다. 다른 만화영화들도 어른들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코드가 녹아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이 영화는 아이가 크면서 어떻게, 왜 성격이 변화하는지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런것 같다. 콩알만한 아기일때는 '기쁨이'와 '슬픔이' 두 감정만 존재하는 듯 보였으나 커가면서 까칠이와 버럭이, 소심이가 등장하는 점에서 크게 공감이 된다. 이제 10대가 되면 까칠이가 기세등등(사실 지금도 1/3은 차지하는 것 같다) 할 것이고 그 배경에 대한 이해가 생겼으니 그 상황이 왔을때 받아들이기 쉬워질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주인공 아이의 감정과 기억을 주로 다루다 보니 부모의 감정부분은 살짝 맛보기 정도로만 나왔다는 것이다. 아빠는 버럭이, 엄마는 소심이가 메인 컨트롤러를 맡고 있는데 그 연유가 궁금해진다. 혹시 속편이 나오려나? 이 만화에서 깨알같은 웃음 포인트 하나는 아이의 기억이 지워질 때 그동안 배웠던 피아노곡중에 '젓가락행진곡'만 남기고 지워진다는 점이었다.
'몬스터주식회사'는 예전에 참 재밌게 본 작품이었는데 다시보니 시나리오작가가 육아에 시달리다 집필을 했나싶기도 하다. 꼬마아이 '부'의 체격을 봤을때 우리나라 나이로 대략3살정도인것 같은데 우리 아이가 3살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반짐승'인 상태라고 했었다. 그만큼 어디로 튈 지 모르고, 사고도 잘치고, 말은 아직 잘 안통하고, 여러모로 감당하기 힘든 나이인데 귀엽긴 또 엄청 귀여운 시기였다. 그러니 그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부'만 보면 아연실색하고 도망가는 것으로 묘사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몬스터대학'은 처음 몇 분 보다가 재미없어서 딴짓을 했고, '인크레더블'은 저녁준비하는 중에 틀어서 보다 말다 했는데 스케일이 참 커서 아이도 눈을 못 떼고 보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다. '스파이더맨뉴유니버스'는 감각적으로 잘 만든 작품인 것 같은데 중간에 전화통화를 하느라 못 본 부분이 있어서 나중에 자막판으로 다시 볼 예정이다.
'스파이더...'만 왓챠로 봤고, 디즈니 만화들은 웨이브에서 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곧 국내서비스를 시작하면 언제 웨이브에서 디즈니 만화가 사라질 지 모르므로 부지런히 봐야할 것 같다. 일단 곧 감상할 리스트는 인크레더블2편, 업, 니모를 찾아서 등이다. 주토피아는 4살때쯤 보여줬을때는 별로 흥미없어했는데 지금은 또 다를 것 같아서 같이 볼 생각이다. 자막판으로도 같이 볼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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