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가 좋은 제품 하나보다는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구입해서 나에게 맞는
단 하나를 찾아내는 길고 긴 여정이 즐겁습니다.
-'예쁜 쓰레기에 진심입니다'중에서-
꼭 필요하고 쓸모있는 물건들 몇 가지만 곁에 두고, 비싸지만 질 좋은 제품 하나를 오랜기간 동안 사용하는 스타일이 추앙받는 이 시대에 '예쁘지만 덜 쓸모있는 것들에 대한 찬사'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워낙 예쁜 일러스트가 들어간 책에 약한데다 '예쁜 쓰레기 수집가' DNA가 아직 몸 속 어딘가에 남아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책은 첫 장을 열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충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저절로 실용주의자가 되면서, 실용성은 떨어지더라도 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물건들에 대해 너무 외면해 온게 아닌가 싶다.
이 책에 나온 예쁜 것들 중에 나도 한 때 모았던 것들은 각종 차(티백), 마스킹테이프(지금은 딸내미가 거의 다 써버렸다), 향수(미니어처지만), DVD(재생해서 본 건 딱 2개 뿐) 등이다. 책에 안 나온 것중에서는 스티커가 있는데 이건 스크랩북에 고이 모셔져 있다. 나중에 딸아이가 다이어리를 꾸미는 날이 오면 쾌척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 블로그에도 적은 적이 있지만 피너츠를 좋아해서 피너츠 굿즈를 모으느라 책을 살 정도였는데 지금은 자제 중이다(여전히 굿즈에 스누피 그림이 들어가면 마음이 약해진다).
이 책에서 내 눈을 끌었던 아이템은 각종 물감과 도자기 팔레트였다. 특히 도자기 팔레트! 도자기 팔레트가 이렇게 예쁜 것이었다니!! 요즘은 주로 마카와 색연필, 오일 파스텔로 그리고 있어서 수채화는 그리지 않고 있지만 물감과 팔레트를 사놓으면 언젠가 또 그리고 있지 않을까? 아니다. 예쁜 쓰레기 수집가는 나중에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법이다. 그저 지를 뿐.
책을 사고 나서 받은 사은품. 뱃지야말로 무쓸모이긴 하지만, 작고 귀여운 역할에 가장 충실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이 책의 유일한 아쉬운 점은 200p가 조금 넘는 분량이다. 작가님 곁에 예쁘고 쓸모없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다음번엔 최소 300p 분량의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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