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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식태기, 블태기 그리고 육태기?

by 아님말지머 2022. 12. 6.

먼저 육태기부터. 사실 육아가 적성에 맞았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엄마표 수학의 위기' 정도로 표현하겠다. 키즈 팩토 원리 B권은 A권보다는 수월하게 풀고 있다. A권은 하고 싶은 만큼만 풀랬더니 맨날 1문제씩 풀어서 진도가 도저히 안 나가길래 B권부터는 두 쪽씩 할당량을 정했다. 문제의 원리셈. 7, 8세 말미에 위기를 한 차례 겪다가 초등1에서는 오히려 잘 풀길래 우리 아이가 혹시 수학 머리가 트였나? 하며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기가 무섭게 6권에서 다시 위기가 터졌다. 풀이과정에서 55+7이 70이라는 창의적인 답변을 하는 아이를 힐난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집에 있는 동전을 늘여놓으며 62라는 답을 유도하기까지 어찌나 힘들던지. 물론 앞에서 기껏 설명하고 있는데 딴짓하고 있을 때나 만화 보고 싶다며 엉엉 울 때 샤우팅을 몇 번 했지만 무릇 인간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감정표현이라고 변명하고 싶다.

의도하지 않은 적기교육 중.

* 엄마표 수학의 힘든 점: 진도를 빨리 빼고 싶은 마음 억누르기/ 우리가 수학천재가 아니라는 점, 아니 어쩌면 평범 축에도 못 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 다음날 되니 그렇게 못 풀던 문제를 갑자기 잘 풀었다. 나 또 희망을 갖게 되네?





식태기니까 식물 일기도 따로 쓰지 않겠다. 한 장 빼고는 예전에 찍어둔 사진이다.

이름 모를 이 친구는 서서히 시들어가고 있는데 꽃이 피었을 때 찍어둔 사진이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비슷한 녀석을 찾은 것 같긴 한데 확실친 않다.

알고 보면 제일 튼튼한 바이올렛. 첫 왼쪽은 최근에 꽃이 핀 아이고 오늘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과 아래는 한 달 전에 찍은 사진이다. 가을이라 그런지 여름보다 꽃이 오래 피어있었다. 지금은 거의 다 시들었다.


* 식태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새 식구 들이기. 하지만 겨울엔 적절치 않으므로 내년 봄을 기약해본다.




10월엔 나름 의욕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많이 남겼는데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사실 마음이 괴로워야 마음에 있는 응어리를 풀기 위해 글을 싸지르는데 지금은 괴로움을 넘어서 통달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한줄 고무뜨기


딸내미 목도리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간중간 풀고 다시 짜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뜨개질의 좋은 점은 영상을 보면서 할 수 있어서-그래서 틀리곤 하지만-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니 뭔가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든 다는 것이다. 내 뜨개질 메이트가 되어 준 영상은 '석세션'과 '약한 영웅'. 석세션은 시즌3을 끝내자마자 대충 봤던 시즌1을 복습했다. 여기 등장인물들은 극혐스러우면서도 애잔하고, 짠한 감정이 들만하면 다시 정 떨어지는 행동을 해서 거리감을 두게 만든다. 약한 영웅은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전석대가 나오는 회차까지가 몰입도 최고였고 그 이후에는 재미가 덜 하긴 했는데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끝까지 놓지 않고 볼 수 있었다.


* 뜨개질의 힘든 점: 실을 풀어내는 건 금방인데 풀었던 걸 다시 뜨는 건 배로 걸린다 / 아직 초보라 뜨개실 이어놓은 걸 감추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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