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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순수한 육아 푸념

by 아님말지머 2015. 9. 18.
※주의: 이 글의 70퍼센트는 정신이 메롱인 상태로 아기띠를 한 채, 자는 아기를 안고 작성한 글임.

이제 만 8개월과 10키로를 향해 가열차게 달리고 있는 아기를 키우는데 겁나게 힘들어서 육성으로 욕이 튀어나오는걸 간신히 참고 있다. 하루 3시간을 안아주면 정서가 안정된다던데 우리 딸내미는 아주 콘크리트가 될 지경이다. 3시간이 뭐야. 반나절은 안아주는 듯. 오늘은 오후 한시까지 덩 기저귀를 4번 갈고 씻기고 4번 째 재우는데 좀처럼 자지를 않고 심하게 보채길래 넘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는데 아기가 지르는 소리가 더 컸다고 한다. 그렇다. 난 아기에게 지고 말았다. 이후 덩을 두번 더 쌌다. 망연자실...

어제는 친구와 만났는데 친구 아기는 15개월 남아. 똥꼬발랄하게 길거리를 종횡무진하는 아기와 그 뒤를 쫒는 내 친구와 그걸 지켜보는 나...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육아...설빙에 있는 방에 가서도 자빠링을 시전하신 울 딸램과 수저와 포크를 계속 가져갔다가 나한테 도로 내미는 친구 아들내미때문에 메론빙수를 코로 마셨다고한다. 다음으로 간 친구집에서는 내가 치킨을 뜯는건지 치킨이 나를 뜯는건지 분간이 가질않았다. 돌아오는 길 아파트 엘리베이터 속 거울을 보니 3년은 급늙어보이는 내가 있었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친정부모님의 도움을 받다가 여행가시는 동안 열흘 가까이 독박육아를 하고 밤에는 또 할일이 있어 잠을 많이 못자다 보니 기력이 날로 쇠하고 있다. 당장 도와줄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큰 의지가 됐었구나, 하고 새삼 깨닫는다. 또 한편으로는 자식이란 그저 부모님에게 의지하려고만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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