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발레리나의 꿈을 접은 딸내미(7세, 칭찬스티커 수집가)는 이제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발레학원을 때려친 아이는 자신은 오로지 미술학원만 다니고 싶다고 어필했다. 그래서 이번달부터 주2회 수업을 받고 있다. 발레학원은 발레옷을 입어본 첫날에만 설레여했고 그 이후부터는 시큰둥했는데 이번에는 평소에도 좋아하는 그림과 만들기 수업을 하니 아마도 오래 다니지 싶다. 딸내미가 최초로 다닌 사교육기관은 태권도학원이었는데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거기도 거의 두어달 만에 그만 두었다. 말이 태권도지 유아들은 생활체육을 했기 때문에 아이의 성향과 잘 맞았고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잘 다녔을 것 같다.
집에서 수학과 한글 워크북을 풀어본 지 세달쯤 됐는데 이제 드디어 받침없는 글자 몇 개를 더듬더듬 읽기 시작했다. 감격ㅜㅜ. 가나다를 읽는 수준이지만 그게 어디냐 싶다. 남들은 자기 아이가 천재가 아닌지 고민하는 동안 나는 바...아니다.
수학문제집 중 원리셈은 6~7세 1권을, 플라토는 S3권은 풀고 있다. 플라토 S1은 울면서 풀더니 S3은 너무 쉽다고 우쭐되고 있다. 내가 봐도 난이도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 S3은 블록 2~3개 붙여넣고 이게 몇 개냐, 똑같은 거 맞춰봐라 하는 수준이고 S1은 8세는 되야 술술 풀 듯 하다. 서점을 가야 다른 대체 문제집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을 텐데 언제쯤 갈지 모르겠다. 연산문제집인 원리셈은 지금 진도대로 쭉 나가면 괜찮을 것 같다.
사교육에 비교적 담담한 이 동네도 영유 열풍이 불고 있는데 영어까지 시작하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아서 유치원에서 배우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아니 사실 불만족스럽지만 한글을 어느정도 익히고나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학군지가 아니어서 불안한 점도 있는데 만약 학군지였으면 더더욱 불안함에 휩싸였을 것 같다는게 요즘 생각이다. 입학을 코앞에 두고 아이엄마들의 주요 화제가 사교육 얘기로 바뀌었는데 듣다보면 다른 아이들과 딸아이를 자꾸 비교하게 된다. 결국 사교육시장이란 부모들의 불안함을 원동력으로 굴러가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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