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당일, 친구의 호출을 받고 게릴라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티켓을 급 예매 후, 신도림 프라임 아트홀로 향했다. 때문에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공연을 보게 된 것이다. 티켓부스에서 판매하는 핑크핑크한 요술봉도 구매한 다음(5천원),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선착순 배부였는데 나보다 먼저 도착한 친구가 앞줄에서 표를 받아서 무대 코앞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첫 시작은 기대대로 명랑하고 밝고 환상적인(?) 톤을 유지하며 어린이 뮤지컬의 본분을 다하는 듯 하였으나 공연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주인공이 악의 무리와 맞닥뜨리더니 꽤 긴 시간을 거의 조명도 없이 어두운 배경의 무대를 보여주었다. 어른 입장에서는 귀여운 수준이었으나 어둠의 기운을 몰고오는 사운드와 조명이 아이들한테는 꽤 무서울 것 같다는 걱정이 들기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관객석 곳곳에서 아이들 울음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다섯살 딸아이한테 안 무섭냐고 물어보았더니 무섭지는 않는데 재미가 없다고 했다ㅡㅡ. 자존심은 있어서 안무섭다고 한게 아닐까 싶긴한데 아무튼 재미없게 보는 것 치고는 끝까지 집중력있게 보고 나왔다. 같이 관람한 친구 아들(6세)은 재미있다고 한걸 보면 남자애들한테는 무섭지않은 것 같기도하다(기억을 되살려보면 뒤에서 들리던 울음소리가 대부분 여자애들 울음소리였던 듯).
내가 이 공연의 후기를 적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오늘 아침에 아이가 나에게 했던 말 때문이었다. 세수를 하고 나오더니
"엄마, 근데 뮤지컬 진~짜 재미없었어."
"....???"
내가 뮤지컬 얘기를 꺼낸 것도 아니고, 관람 후 3일이 지났는데 뜬금없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반응이 웃겨서 적어보았다. 혹시 관계자들이 이 글을 보고 슬퍼할까봐 써보자면 막 재미없고 그렇지는 않고 10점 만점에 6~7점은 하는 공연이라고 쓰고 싶다ㅎㅎ. 제목만 보자면 블링블링한 무대에 신기한 마법들을 보여줄 것 같지만 '대모험'이라기엔 좀 미흡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미취학 아동들에게 적당한 뮤지컬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소극장 공연을 비롯해 몇몇 어린이뮤지컬을 보아온 바로는 이 정도면 준수한 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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