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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24마카오

마카오 3박4일 여행 Day3-베네시안 리조트+북방관+그리고...

by 아님말지머 2024. 12. 13.

휴식 후 찾아간 곳은 더 베네시안 마카오. 마카오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호텔이고, 인공 운하 사진도 자주 봐서 친숙한 곳이다. 이번에는 파리지앵에서 실내로 이동했는데, 파리지앵 3층에서 Four seasons shoppers라는 안내표시를 보고 따라가면 된다. 

 

 

 

여기가 바로 사진 속에서만 봤던 그 공간이다. 하도 봐서 그런지 큰 감흥은 없었다. 

 

운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찍은 뒤, 저녁을 먹으러 북방관을 찾아가기 시작했는데... 찾기 힘들다 말만 들었지 진짜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카지노 근처에 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어서 처음에 카지노를 발견한 후 드디어 찾았나 싶었는데 여기가 아니었다. 카지노 근처는 맞지만 방향이 달랐던 것이다. 지도를 보고 또 보고 찾다 찾다 직원에게 묻고 또 묻고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해서 겨우 도착했다. 결론은 '메인 로비'를 시작 방향으로 잡고 거기서 카지노 쪽으로 가면 된다. 사실 카지노를 가로질러 갈 수만 있으면 어느 방향에서 가든 상관없는데 아이를 데리고 있다 보니 카지노 입장이 안 돼서 이 사달이 난 것이다. 아이를 데리고 북방관을 갈 생각이 있다면 위치가 어딘지 미리 조사를 잘해서 가야 한다. 호텔이 넓어도 너무 넓다. 

 

 

 

 

여기가 그 메인로비.

 

 

 

여기가 그 북방관.

 

 

 

 

북방관은 하도 얘기가 많아서 궁금하기도 하고 샌즈멤버십카드를 한번 써먹어 보고 싶은 순수한 마음(?)에 가본 곳이다. 대기는 조금 있었지만 금방 자리가 났다. 

 

 

밥은 먹어야 되지 싶어서 소고기 볶음밥과 한국인들이 사랑한다는 가지튀김, 탄탄면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소고기 볶음밥이 나와서 한입 뜬 순간 예감이 좋지 않았다. 힘들게 겨우 찾아왔는데 맛없으면 어떡하냐던 가족들의 얘기가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그냥 맛있는 척이라도 할까?  다행히 이 밥만 먹은 아이는 별다른 말이 없었고 남편 역시 별다른 코멘트가 없었다. 

 

 

 

그래, 100이면 100 다 맛있다고 한다는 가지튀김, 고구마인지 가지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는(그렇다면 고구마를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ㅎ) 이 가지튀김은 우릴 배신하지 않을 거야. 미리 남편에게 이거 엄청 맛있대라고 깔아놓은 뒤 한입 베어 물었다. 음... 맛이 없진 않고, 가지를 싫어하는 내가 먹기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건 사실인데 이게 극찬할 정도인가 싶었다. 그리고 좀 짠 편이라 몇 개 먹으면 금방 질리는 맛이었다.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양도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여기서부터 남편의 쓴소리가 시작됐다. 대충 이거 먹으려고 여기까지 왔냐라는 그 소리. 

 

 

 

 

마지막으로 나온 탄탄면. 메뉴판에 고추 두 개가 그려져 있길래 맵찔이인 우리 가족이 먹긴 힘들 것 같아서 샤오롱바오나 꿔바로우를 시키려고 했었다. 근데 샤오롱바오는 왠지 끌리지 않고, 꿔바로우는 메뉴판에서 못 찾아서 후기에서 자주 보던 탄탄면을 주문했다. 그리고 왠지 마카오 기준으로 매운맛은 우리나라 매운맛보다는 약할 것 같았다. 실제로 먹어 본 탄탄면은 건 딱 '중화풍'의 그 향신료 맛이 강하고 마라맛이 났다. 먹을수록 매운맛이 올라와서 이것도 결국 많이 남기고 말았다. 

 

결론=대실패. 사실 쉽게 찾기만 했어도 이렇게 냉철하게 평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찾은 결과이기도 하고 좋은 후기를 많이 보고 가서 더 평가가 박해졌다. 그래도 이런저런 이유를 차치하고서 내 기준으론 국내 딘타이펑이 훨씬 맛있다(마카오점은 안 가봐서 모르겠다). 

 

 


 

 

힘들게 찾아간 음식점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케이스는 종종 있어왔기에 하나의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내일 귀국할 일만 생각하며 잠자리를 들기 전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윤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는 특보를 봤다. ??? 계엄령?? 좋지 않은 예감에 찾아보니 출국금지도 내려질 수도 있다는 말도 보이고 그럼 결국 입국도 어려워지는 거 아닌가? 나 난민 되나? 그런 불안에 떨면서 새벽까지 잠을 설쳤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서울의 봄'을 봤던 터라 더 몰입이 심했던 것 같다. 계엄령 해제결의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대통령이 수락을 했다는 뉴스는 보이지 않아서 여전히 불안한 채로 잠이 들었다. 

 

어쩐지 여행 내내 잠을 잘 못 잔 것 외에 날씨도 좋고 걸리는 것 하나 없이 너무 수월하다 싶었다. 마지막에 이렇게 빅똥을 맞을 줄이야. 예상치 못한 날벼락을 맞고 여행 마지막날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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