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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도서후기, 문화생활

눈물샘을 자극하는 동화책 두권

by 아님말지머 2019. 12. 27.

오늘 소개할 두 책은 마지막으로 다다를수록 목이 메여서 아이한테 끝까지 읽어주기가 힘든 책들이다. 대신 아이는 크게 감흥이 없어하는 눈치였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원래 노란 표지인데 봄 입학 스페셜 에디션을 판매할 때 샀었다. 사진은 칙칙하게 찍혔지만 실제 표지는 벚꽃을 연상시키는 연분홍색이다. 딱 한번 읽더니 다시는 꺼내오지않는 비운의 책ㅠㅠ. 하지만 언젠가 다시 빛을 볼 날이 올 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날거니까...

 

 

 

 

 

 

 

 

유치원에서 첫 캠프를 떠난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의 말로 책은 시작한다. 작가의 말처럼 분리불안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느끼는 감정이다. 어린이집 창문옆에 서서 엄마가 보고싶다며 울던 우리 아이는 어느새 엄마와 잘 떨어져지내고 엄마없이 밖에서 하룻밤 자고 올 정도로 성장했는데 이제는 내가 떨어져있는 그 시간이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감정은 유치원에 가 있는 시간은 제외이며 주말 한정이다ㅎㅎ.

 

 

 

 

잠시도 곁을 떠나기 힘든 아주 어린아기였을때부터 시작해서 분리불안이 오는 시기를 지나면 아이는 잠깐 엄마와 떨어져있어도 금방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을 알게된다. 그런 경험이 쌓여 좀 더 오랜시간동안 떨어져있어도 엄마와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을 깨달을만큼 성장한 아이는 어느새 성인이 되어 엄마곁을 멀리 떠난다. 책속의 엄마는 중년의 모습으로 낙엽이 지는 나무 아래에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그 그림위로 '아주 오랫동안 서로 보지 못한다 해도 언젠가 우리는..'이라는 글귀가 나오는데 여기서 목이 탁 매였다. 자연의 섭리대로라면 나는 아이를 두고 세상을 먼저 떠나겠지.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거야.

 

 

 

 

 

두번째 소개할 책은 '파랑오리'.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한 책이다. 왜 파랑오리일까? 파란빛 출렁이는 물은 차가워보이지만 서로 감싸안고 있는 두 마리의 동물들은 따뜻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책을 보자마자 '딩동댕 유치원에 나온 책이다!'라고 하는 아이. 아마 작년에 본 것 같은데 아이들 기억력이란 놀랍다.

 

 

 

 

 

오리 품안에 있는 작은 악어가 그려져있는 표지와는 대조적으로 동화의 첫 시작은 커다란 악어 품에 안긴 파란오리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엄마를 잃고 혼자 울고 있는 아기 악어를 품어주는 파랑오리. 엄마 악어를 찾아주려했지만 보이지않고 그날이후 파랑오리는 아기 악어의 '진짜엄마'가 되었다. 아기 악어는 파랑오리의 보살핌을 받으며 혼자서 놀줄도 알고 엄마를 위해 꽃도 따고 노래도 불러줄 만큼 성장한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파랑오리는 기억을 잃고 점점 어린아이처럼 되버려 악어의 도움을 받아야 먹고 입고 씼을 수 있게 된다. 급기야 악어가 누군지도 기억을 못하게 된다. 작가는 치매를 앓던 할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파랑오리보다 훨씬 크게 자란 악어가 엄마를 꼭 안아주며 '이제 엄마가 나의 아기에요. 내가 지켜줄게요'라고 다짐하는 대목에서 울컥했다. 정말이지 나를 안 지켜줘도 되니까 치매같은거 안걸리고 자식한테 짐만 안됐으면 좋겠다.

 

큰 덩치로 나한테 뛰어들때면 목숨의 위협(?)을 느낄 때도 있고 때론 귀찮기도 하지만 이렇게 내곁에 꼭 붙어 있을 시기도 이제 거의 4년밖에 안 남았다. 친구와 자기 짝을 찾아 점점 멀어질 아이를 생각하면 벌써 서운함이 밀려오지만 꾹 참아야 한다. 결국 우리는 다시 만날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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