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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간만에 육아일기

by 아님말지머 2020. 9. 23.

오늘은 거진 한달만에 집에 혼자 있게 된 기념비적인 날이기 때문에 포스팅을 안 할 수가 없다ㅠㅠ. 과연 코로나 이전으로는 영영 돌아갈 수 없는 것일까?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쓰고 돌아다니기 싫다고 불평하던 과거로 돌아가 그 입을 막고 싶은 요즘, 우리 아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짜잔--

 

 

1. 거리두기 2단계 직전까지 거의 매일 짜증내고 울고 불고 난리를 쳤었는데 요즘은 잠잠 해진 편이다. 물론 자기 뜻대로 안되면 여전히 마구 화를 내는데 한달 전에 비해서는 매우 나이스해진 편이다. 심지어 유치원 들어갈 때 선생님께 공손히 인사도 하네??

 

 

2. 우리 아이가 한국사람 다 됐다고 느낄 때-- 항상 서두에 '아니, 그게 아니라'를 달고 말을 시작할 때다.

 

 

3. 윗니 두개가 흔들거린지 꽤 되었는데 아직 뽑힐 정도는 아니다. 최대한 오래 보존해주고 싶다. 앞니 두개가 뽑히는 순간 귀염뽀짝지수가 많이 내려갈 것 같다.

 

 

4. 한참 상어게임-보드게임인데 상어 입안에 있는 물고기를 낚으면 랜덤으로 상어입이 닫힌다-에 푹 빠져서 강제로 엄마 아빠를 상어게임의 늪에 빠지게 하더니 이틀 전부터는 두더지 게임에 빠져서 연일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5. 여전히 한글공부는 사양하고 있다. 내가 보내는 문자의 내용을 궁금해 하길래 '너가 한글을 배우면 이런 내용도 다 알 수 있어. 한글 좀 배울래?' 하니, '아니 괜찮아^^' 라며 웃으면서 사양하는데 더이상 푸쉬를 할 수가 없다. 코로나가 계속 이렇게 진행되면 내년에도 교육 공백기가 생겨서 유치원에서 진도도 잘 못나갈텐데 까막눈으로 입학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때가 되면 다 한다고는 하지만 뭐...

 

 

6. 요즘에는 자기 전에 유튜브로 핑크퐁 동화 2~3편을 들려주는데 아이 나름의 루틴이 있다. 일단 방의 불을 끄고(누가 먼저 불끄나 대결은 필수요, 딸내미가 이겨야 대결은 끝이 난다), 유치원에서 만들어 온 스탠드를 켠 다음, 안대를 쓰고 동화를 듣는다. 안대를 할 거면서 왜 스탠드를 켜는지 영문을 모를 일이지만 취향을 존중해 드려야 되기 때문에 그냥 보고 있는데 솔직히 볼 때마다 웃기고 귀엽다.

 

 

7. 내 성격이 워낙 남을 살갑게 잘 챙기는 스타일이 아닌데 아이를 보면 어디서 배웠나 싶은 행동을 할 때가 있다. 낮에 가끔 누워있을라 치면 베개와 이불을 가져다 주는데 심지어 머리를 들어보라고 하고 베개를 직접 머릿맡에 넣어준다.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의자 사이로 쿠션을 넣어줄 때도 있다. 이런걸 보면 참 타고나는 게 크구나 싶고 이렇게 퉁명스럽고 건조한 엄마 밑에서도 알아서 잘 자라는 구나 싶어서 안심이 된다. 근데 왜 엄마말은 안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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