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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물욕의 시작과 앞 윗니 빠짐

by 아님말지머 2020. 10. 12.

1.

딸내미가 '꾸미기'에 눈을 뜨면서부터 같이 따라온 게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물욕'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장난감가게를 가서 '이거 사줄까?' 하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대던 아이였다. 훗날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고 '아..우리 아이는 이토록 욕심이 없는 아이구나' 하며 약간 으쓱하던 때가 있었는데...이제는 어딜 나가기가 무섭게 "엄마 oo사줘"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한번만~ 응? 응?"은 기본 옵션이다. 품목도 다양한데 CF에서 보던 장난감은 다 사달라고 하고, 머리핀, 머리띠, 팔찌, 목걸이 등 본인 치장에 필요한 물품도 단골 손님이다. 간식도 안 사주면 그런가보다 하더니 이제는 아이스크림, 사탕, 젤리 등 돌아가면서 하나씩 사달라고 조른다. 아이고 머리야. 하긴 작년에 동생이랑 언니 낳아달라고 한거에 비하면 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사달라는 대로 다 사줄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몇년전부터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는 "엄마 배고파(=간식이 고프다)"라는 말과 합쳐지면 무적이 된다. 오늘 아침에도 귓속말로 '엄마 나 머리핀 하나 사주면 안될까?' 속삭였다. 그저께 엘사 목걸이 사준거 기억 안나니??

 

 

 

 

2.

아랫니는 거의 바로 영구치가 올라와서 금방 채워졌지만 윗니는 한참 비어있는 채로 지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앞 윗니가 흔들리기 시작할 때부터 맘이 좋지 않았다. 왜냐. 앞니 빠지면 못나보일 확률이 200%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외로 이 빠진 채 말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내 새끼라 그런가? 암튼 약간 새는 발음+유치 나기 전 상애기 모습이 언뜻 비치는 포인트 때문에 귀여움이 증폭됐다. 한편 지난번에 치과가서 아랫니를 발치했을 때는 씩씩하게 잘 뽑더니 그땐 멋모르고 해서였던 것 같고 이번에는 의자가 뒤로 넘어갈 때부터 불안해하더니 결국 펑펑 울고 말았다. 의사말로는 많이 흔들려서 발치할 때 아프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딸내미는 뽑을 때 아팠다고 했다. 본인이 아팠다고 하니 그게 맞는 거겠지 뭐. 아님 이가 뽑힌다는 공포감때문에 아팠다고 기억하는 걸 수도 있다. 집에서 뽑을 수도 있는데 굳이 치과에 갔던 건 구강검진 겸 갔던 거였는데 처음부터 우는 통에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했다. 다음번 발치할 때는 처음부터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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