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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초2 아이의 근황토크

by 아님말지머 2023. 7. 4.

아주 오~~랜만에 육아일기를 올려본다. 얼마 전 성장판 검사를 하러 병원에 가서  키와 몸무게를 재었더니 키는 135cm, 몸무게는 31.3kg이 나왔다.  항상 몸무게 백분율이 90%대였는데 70%대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몸무게 관리를 잘하셨나 보다는 말을 들었는데,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급식이 입에 안 맞아 남기는 때가 많아서  간식으로 연명(?) 하다 보니 학기 중에는 슬림했다가 방학 때 하루 세끼 꼬박 챙겨 먹으면서 살이 약간 붙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뼈나이는 2년 반 정도로 아직도 빠르지만 키가 잘 크고 있고, 무엇보다 가슴멍울 같은 2차 성징 징후가 보이지 않아서 그냥 남들보다 빨리 크는 패턴인 것 같다고 했다. 6개월 뒤 검진 때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이제 더 이상 정기검진을 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너무너무 기뻤다. 간식 조절하느라 애썼던 지난날을 보상받은 것 같고... 아직 6개월이 남아서 설레발은 금지이지만 희망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생리는 언제쯤 하게 될지 물었더니 1월 생이라 다른 친구들 보다는 빨리 하겠지만 대략 5학년 후반이나 6학년 초에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너무 황송할 것 같다. 4학년에 하는 것까지도 예상했으니. 

 

 

아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것은 'TV동물농장'과 반려동물이 나오는 유튜브다. 사실 로블록스 유튜브를 가장 좋아하지만 그건 식당에서 식사 전후에만 허락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저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강아지부터 시작해서 온갖 동물 이름을 대며 키우자고 한참 조르다 단호박으로 나오는 엄마를 보고 포기했는지 요즘은 잠잠해졌다. 나도 어렸을 때 강아지를 키우자고 졸랐었는데 물론 그 당시에는 깊게 생각해보고 한 말이 아니었고, 반려동물을 키운 뒤에 벌어질 일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엄마는 지금의 나처럼 줄곧 거절했었다. 그래도 우리 집은 앵무새, 병아리, 물고기 등등은 키웠었는데 난 식물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를 집 안에 들일 수 없다고 얘기했다. 짧은 수명도 그렇고, 주기적으로 관리해줘야 하는 것은 결국 내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나중에 혼자 살 때 실컷 키우라고 얘기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엄마표 수학은 계속 진행 중이다. 수학리더 기본(교과수학)-빅터연산-사고력팩토수학 이렇게 3가지를 각각 2페이지씩 풀리고 있다. 원래 교과수학은 풀리지 않다가, 학교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덧셈 풀기 단원평가를 거의 백지로 내서 충격을 먹고 그 뒤로 풀리고 있다. 수학리더는 천재교육에서 나온 문제집인데 막 유명한 문제집은 아닌 것 같지만 매우 만족하고 있다. 수학리더는 난이도에 따라 개념-기본-라이트유형부터 시작해서 최상위까지 세분화되어 있는데 우리 아이가 풀고 있는 건 2단계인 '기본'이다. 이 문제집은 300페이지에 육박하고 기본서+서술형과 단원평가 등이 담긴 별책으로 나뉘어 있어 이 책 한 권으로 예습 복습이 다 가능하다. 수감이 딱히 뛰어나지 않으면서 학교수업을 그럭저럭 따라가고 있는 우리 아이 같은 애매한 수준에(쓰고 보니 자식 디스 같다) 적당하다. 우리 아이도 최상위수학을 풀고 그랬으면 좋겠지만 일찌감치 마음을 접고 현행으로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기본서인 '지피지기'는 삽화-교과서 바로알기-익힘책 바로 풀기-단원마무리 하기 순으로 나와있다.

 

 

별책인 '백전백승'은 실력 바로쌓기-익힘책 다시 풀기-서술형 바로 쓰기-단원평가-수학 성취도 평가 순으로 나와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서술형 바로 쓰기 부분. 처음에는 풀기 귀찮아하더니 몇 번 풀고 요령을 익힌 것 같다. 아무래도 요즘 추세는 서술형이기 때문에 이런 유형에 익숙해지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1학기 문제집은 1학기 중간 쯤에 사는 바람에 처음부터 풀지는 못했고, 현재 진도에 맞춰 별책 단원평가 전까지 풀다가 다시 기본서 처음부터 복습을 시키고 있다. 복습을 하다가 학교에서 곱셈파트 단원평가 할 때 맞춰서 단원평가+수학성취도 평가를 풀리고 나머지를 7월 안에 다 풀게 하는 게 목표다. 8월부터는 2학기 진도를 나가면 될 것 같다. 2학기 처음에는 수학리더 '기본'보다 좀 더 쉬운 '개념'을 먼저 풀고 기본을 풀릴까 하다, 양이 너무 많아서 질릴 것 같기도 하고 2학년 수학을 2중 3중으로 풀 것까지는 없어 보여서 기본책을 이어서 풀기로 했다. 

 

 

 

연산 초반에는 제발 문제 사이사이에 대문짝 만하게 써서 풀지 말고 백지에 풀라고 해도 그렇게 말을 안 듣더구먼 어느새 백지나 노트에 잘 풀고 있었다. 다 때가 되면 하게 되어 있고 기다리면 된다고 이 블로그에도 여러 번 써 놓은 것 같은데 그게 말처럼 쉽게 될 리가 있나. 

 

3학년이 되면 수학 학원에 많이 보내는 추세인데 나는 최대한 버티다 4~5학년때 보낼 생각이다. 지금은 영어3회-피아노3회-태권도3회-미술1회를 다니느라 수학학원까지 다닐 시간도 없고, 최소한 3학년때까지만이라도 예체능을 계속 배웠으면 좋겠다. 특히 운동은 꼭 유지했으면 좋겠는데 태권도는 단체 게임하는 날만 좋아해서 다닐 날도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요즘 특기할 만한 점이라면 시간에 대한 강박이 좀 보인다는 것이다. 학원으로 가는 길에 계속 시간을 물어보길래 수업하려면 아직 멀었으니 천천히 가도 된다고 했지만 매번 계속 물어본다. 학교도 정해진 시간에 가려한다. 불안도가 높은 성향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게 시간에 대한 집착으로 발현될 줄이야. 학교 준비물도 며칠 전부터 체크하고, 영어교재도 미리 알아서 챙겨서 내가 손댈 부분이 거의 없는 건 좋지만 본인이 살기 참 피곤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공부를 이렇게 하면 완전 우등생일 텐데.   학교나 학원 외에 사적인 영역에서는 시간체크를 딱히 하진 않아서 두고 보고 있다. 본인마음이 그렇게 해서 편해진다면 딱히 터치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다만 그런 강박이 다른 영역까지 확장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제 아홉 살인데 좀 내려놓고 살라는 말을 할 수도 없고ㅠㅠ. 그저 옆에서 내가 터득한 삶의 법칙을 가끔 얘기해 주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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