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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식물일기

율마와 금전수

by 아님말지머 2022. 2. 8.

그동안 자그마한 크기의 식물들 몇 개를 키우다가 집들이를 하면서 처음으로 큰 화분을 선물 받았다. 바로 금전수와 율마. 금전수는 한달에 한 번, 율마는 열흘에 한 번 물을 주라는 이야기를 듣고 별 생각없이 그대로 물을 주고 잘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한달 남짓 흘러 그제야 얘네들을 자세히 보니 율마의 상태가 저세상 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동안 잎이 끝없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왜 난 수습을 할 생각이 없었던 걸까. 그냥 쟤는 잎이 잘 떨어지나보다 하고 나뒀는데 지금 생각하니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부랴부랴 율마 키우는 법을 찾아보니 물 주는 주기부터 난감했다. 물을 좋아하는 데 과습은 싫어한단다. 그리고 이삼일에 주라는 사람도 있고 일주일에 한번 이면 된다는 사람도 있다. 아무래도 열흘에 한번은 주기가 넘 길었던 것 같다. 

 

 

 

다시 사진을 보니 상태가 어마어마 했다. 지금은 내가 마른 가지와 잎을 다 쳐낸 상태라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현재 사진은 찍지 않았다. 잎이 마른 원인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대략 세가지로 짐작되는데 첫째는 저 나무를 들인 이후부터 날파리가 엄청 늘었었고, 그게 뿌리파리가 아니었나싶다. 지금은 그 정도로 많지는 않고, 가끔 몇 마리가 여전히 보이긴 하다. 집에 있는 비오킬을 뿌린다음 물을 주긴했는데 뿌리파리에 효과가 없다는 말도 있어서 식충식물을 들일까보다.

 

둘째 통풍의 문제.  추운 겨울이라 거실 샷시쪽은 하루 한번 환기하는 게  전부라서 통풍이 부족했을 것이다. 베란다가 있던 전 집에서는 겨울에도 바깥샷시를 살짝 열어놓아서 통풍이 부족할 일이 없었다. 날씨가 풀리면 수시로 열겠지만 그마저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힘들 것이다. 

 

마지막은 앞서 언급했던 물이 부족해서. 이걸 마지막으로 꼽은 건 물을 준 지 일주일이 넘은 뒤 흙에 손가락을 푹 넣어서 만져봤더니 아직도 축축하길래 그동안 흙이 바짝 말라있던 시기가 있진 않았으리라 짐작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처음 왔을때 물을 줬어야했는데 들인날로부터 열흘 뒤에 물을 준게 패착일 수도 있다. 처음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처음 들어온 날부터 뒤쪽 일부분이 갈색으로 변해있었고, 율마를 처음 본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던 것이다. 내가 이 율마를 파는 화원을 잘 아는데 상태가 안 좋은 식물을 주고도 남을 곳이다(분노). 

 

이러니 저러니해도 내가 무심한 탓에 애가 이꼴이 되었으니 할말이 없다. 그나마 멀쩡해보이는 가지(증거: 새 잎이 나오고 있었음)를 잘라 흙에 심어놓았는데 과연 살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율마의 삽목 실패담이 올라와 있고 나도 그 일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리고 가지를 쳐낸 원래 나무의 미래는 과연? 

 

 

 

 

 

그리고 금전수. 얘는 정말 놀라운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통풍과 햇빛을 만족 시킬 수 없는 현재 집에서는 이런 종류의 식물만 키워야 할 것 같다. 창가에 있는 다육이가 계속 웃자라고 있는 걸 보니 왠만한 식물들을 제대로 키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그 와중에 바이올렛은 끝없이 새 잎이 나오고 있다. 누가 바이올렛을 약하다고 했지?). 금전수도 자세히 보니 안쪽에 낑겨 있던 잎 두장이 말라버린 게 보였다. 그러나 나머지는 싱싱하게 자라고 새순도 솟아오르고 있다. 서로 엉켜있는 줄기들이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만간 포기 나누기를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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