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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엄마 2 더하기 5는 뭐야" 외

by 아님말지머 2020. 4. 30.

1.

 

요즘 딸내미(6세, 질문폭격기)와의 대화 패턴은 이렇다.

 

"엄마, 2더하기 5는 뭐야?"  "7이야."

 

"엄마, 4더하기 5는 뭐야?"  "9야"

 

"엄마, 5더하기 5는 뭐야?" "10이야"

 

"엄마, 1더하기 6은 뭐야?" (슬슬 단전에서부터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응 손가락으로 꼽아봐" "아~7이구나"

 

"근데 엄마," "응?"

 

"3더하기 7은 뭐야?" "손.가.락.으로 꼽아보라고!!"

 

 

이제는 지구 평화를 위해 첫 질문부터 손가락으로 꼽아보라고 유도를 하나 어차피 덧셈 질문은 계속된다. 처음에는 어차피 정답을 모르니까 막 엉터리 답을 했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제대로 대답을 해주고 있다. 문제는 집에서 가만히 있을때만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니라 양치를 시키는데도(얘는 왜 양치질을 할 때도 계속 말을 할까??) 질문하고, 밖에서는 마스크 때문에 가뜩이나 숨이 찬데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에 답하다보면 산소부족으로 저세상에 갈 것 같다. 질문의 내용은 덧셈아니면 간판에 뭐라고 써 있는지가 주를 이루고 나머지는 뜬금없는 내용이면서 언젠가 했던 그 질문이다. 아이들이야 호기심이 많으면 좋다지만 입을 열어 말하는 것도 귀찮은 나한테는 조금 버겁다.

 

 

 

2.

 

하지만 가끔 (뜻하지않게) 심오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엄마는 이제 얼음(어른)이잖아..근데 커서 뭐가 될꺼야?"

 

질문을 듣는 순간 동공지진이 일어났다. 아무도 더이상 나에게 하지 않는 질문이다. 여기서 더 크면(늙으면 ㅜㅜ) 뭐가 될것인가. 대충 '글쓰는 화가가 될거야'라고 둘러댔다. 뭐든 노력만 하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아주 잠깐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 급급할 뿐이다.

 

 

 

3.

 

 

 

 

 

여전히 알 수 없는, 심지어 본인도 모르는 글씨를 써와서 이게 무슨 글씨냐고 물어온다.

 

 

 

 

 

 

 

 

4.

 

지난번 포스팅에 이은 식물 및 버섯키우기(그런데 이걸 왜 육아푸념에 쓰고 있지?)

 

 

 

 

 

 

 

키운지 6일만에 이런 결과물을 얻었다. 해준 건 상자안에 물 준것 밖에 없는데 뿌듯뿌듯. 그런데 설명서 상에는 3번정도 재배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한번씩 뜯으니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아쉽...

 

 

 

 

 

 

카모마일 씨앗을 뿌린지 3일째부터 뾰족뾰족 뭐가 나오더니 5일째는 이렇게 제법 새싹티가 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보면 너무 앙증맞고 정말 치명적인 귀여움이다. 이맛에 키우는 건가....처음에는 그늘에 놓았다가 새싹이 나면서부터 햇볕에 두었더니 더 파릇파릇하게 크고 있다. 반면 하루 먼저 씨를 뿌렸던 레몬밤은 줄기 2개만 보이는데 이게 싹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다.

 

가장 어르신인 커리플랜트는 흙이 금방마르고 아랫잎이 누렇게 뜬 걸로 봐서  화분이 작아진 모양이다. 더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주고 영양제도 처음으로 줘 볼까한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식물 키우기도 육아랑 비스무레한 것 같기도 하다. 철마다 더 큰 옷으로 갈아입혀주고 영양제도 먹이고, 먹을것도 주고...하지만 나에게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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