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결국 완성해 냈다. 초반 작업은 아래 포스팅처럼 하염없이 헤매었고, 다시 손을 댔을 때도 처음으로 되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인내심의 다른 말은 뜨개가 아닐까?
먼저 리티실로 뜬 어텐션 골지비니부터.
저렇게 계속 엉킨 채로 조금씩 풀어가며 작업을 했다. -이것이 인생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타래실은 와인더로 감아서 볼로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타래인 채로 뜨면 저렇게 엉킬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무식하면 몸이 고생한다- 집에 와인더가 없어서 어차피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었다. 타래실 주문할 때는 볼로 만들어주는 게 옵션으로 있으면 좋겠다.
세탁 전 사진. 이렇게까지 길쭉하다고? 한 가지 다행인 건 아랫부분에 코를 수정해서 벌어진 부분이 거슬렸는데 접어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탁 후 사진. 이제 조금 모자답다. 가장 큰 사이즈로 떴기 때문인지 여전히 좀 길어 보인다.
다 뜨고 나서야 엉킨 실뭉치를 풀어서 동그랗게 말아줬다. 여전히 왜 비싼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색감은 예쁘다.
다음은 필 모헤어로 뜬 아일렛 머플러. 감히 지옥의 머플러라고 부르고 싶다. 되돌아 가는 도중에 엉켜서 끊어먹은 실이 꽤 돼서 실이 부족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절치부심하여 차분하게 잘 뜨고 있었는데 이쯤 왔을 때 콧수가 안 맞았다. 눈물을 머금고 바늘을 뺀 뒤 한 두줄 풀어서 바늘에 어찌어찌 끼웠더니 콧수가 맞네? 한단 뜨니 무늬도 맞아 들어가네? 이때부터 요령이 좀 생긴 것 같다.
중간중간 콧수가 안 맞을 때마다 다시 바늘을 꿰고 콧수를 맞추고...이런 과정을 반복했다.
실을 요만큼 남기고 완성했다. 도안상으로는 145cm인데 자로 재보니 130cm쯤 됐다. 세탁 후는 또 어찌 될지 모르겠다. 애를 먹였지만 그만큼 완성작이 예뻐서 다행이다. 다만 코막음을 할 때 좀 느슨하게 했어야 했는데 잡아당겨서 마무리가 너무 짱짱하게 됐다. 다른 실이라면 풀어서 다시 작업했겠지만 이 실은 위험하기 때문에 흐린 눈을 해야 한다.
피와 땀이 섞인 뜨개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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