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참 유행 중인 메탈실로 네트백을 만들어 보았다.
바늘이야기에서 메탈코어실로 에코백과 토트백 2개를 만들 수 있는 키트가 나와서 구매를 했다. 실버는 좀 어두울까 봐 오로라 색으로 선택했는데 도안 표지대로라면 실버도 괜찮을 것 같다.
단수표시링이 몇 개 없어서 같이 구매를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들어있었다. 문어발을 안 해서 동시에 저렇게 많이 필요한 일도 없을 테지만 마음이 든든하다.
말 그대로 오로라처럼 오묘한 색이 섞여서 예쁘다. 뻣뻣하고 거친 질감이라 동영상에서 안내해 준 대로 검지 손가락에 밴드를 붙이고 했는데 손가락 느낌이 둔해져서 나중에는 빼고 했다. 처음에는 손가락에 자국이 남고 아팠는데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쓸리지 않고 잘할 수 있었다. 저 실의 또 다른 단점 하나는 실뭉치가 잘 풀린다는 것. 두 겹을 잡고 뜨는 작품이라 두 덩이가 마구 풀리는 게 감당이 안돼서 저렇게 통에 걸고 했더니 엉키는 게 심해서 결국엔 그냥 바닥에 두고 떴다.
중간과정은 생략하고 완성품만 찍었다. 짧은 뜨기+한길 긴뜨기+빼뜨기만 할 줄 알면 되고 계속 같은 모양으로 뜨면 돼서 난이도는 별 2개 정도 되는 쉬운 작품이다. 하지만 탄탄한 실이면 모양이 각 잡혀 있어서 실수가 금방 눈에 띄는데, 흐느적거리는 실이라 실수한 부분을 뒤늦게 알게 돼서 몇 번 풀었다 다시 떠야 했다. 꼼꼼한 사람이라면 애초에 한 단을 마칠 때마다 체크하겠지만 나란 사람의 한계다. 보통 코바늘 가방을 만들다 보면 첫 5단까지 실수를 몇 번 하다가 그 이후에는 쭉쭉 뜨게 되는데 이건 끝까지 틀리게 뜬 부분이 나왔다.
도안에는 23단으로 나와있는데 좀 짧은 감이 있어서 26단으로 늘렸고, 손잡이도 95코에서 110코로 늘렸다. 손잡이와 가방 둘레에 짧은 뜨기+빼뜨기를 할 때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첫 빼뜨기 부분 진행 방향이 동영상과 달라서 그냥 내 맘대로 순서를 뒤죽박죽 떠버렸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도 된다는 마음으로 뜬 것까진 좋은데 손잡이 간격을 앞뒤가 다르게 떠 버린 건 좀 마음에 걸린다. 근데 뭐 뚫어져라 쳐다보지 않으면 크게 눈에 띄진 않으니까. 그리고 왠지 앞부분은 둥글게, 뒷부분은 일자로 일부러 뜬 것 같기도 하다ㅎㅎㅎ.
너무 흐느적거려서 내 취향은 아니지만 가방 주인인 딸은 마음에 들어 했다. 크게 떠달라고 계속 주문을 했는데 바닥 대비 길이만 늘리면 보기 싫어서 저 정도가 최선이었다. 여름 한철 잘 들고 다니길. 토트백도 떠야 되는데 귀찮아서 언제 뜰 지 모르겠다.
메리노 보트넥 탑다운 가디건 DIY - 슬로우플로우
★★★★☆☆☆
slowflow.co.kr
한 여름에 슈퍼메리노+모헤어 실로 뜨고 있는 탑다운 가디건. 위 메탈릭 네트백을 완성하기 전까지 레글런 늘림 부분을 마치고 소매분리를 한 다음 몸통 뜨기 한 단을 뜬 상태다. 스무스하게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단추단 가터 뜨기 부분에 몇 단이나 실수가 있었다. 왜 이걸 뒤늦게 발견할 걸까 흑흑. 그 부분만 풀어서 나름 열심히 수정을 했는데 결과는 흠... 몇 번을 풀었다 떴다 했더니 실이 엉키고 모헤어실이 늘어나서 저 지경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단 전체를 풀고 다시 풀자니 스케일이 너무 커져서 자신이 없다. 모헤어실때문에 풀기가 힘들 것 같기도 하고 거진 200코를 어떻게 다시 바늘에 꼽을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냥 내 눈만 흐리게 뜨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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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 색이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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