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이야기 패키지로 만든 꽈배기 니트 버킷햇을 완성했다. 패키지에는 버터6실 두 볼이 포함됐는데 한볼로 다 뜨고도 실이 살짝 남았다.

색상은 에스프레소. 6호로 뜨는 굵은 실은 오랜만이라 너무 행복했다. 숭텅숭텅 금방 떠지는 맛이라니! 이때다 싶어 유일하게 6호만 있는 렌턴문 바늘을 꺼내들었는데 긴 바늘로 뜨기가 힘들어서 결국 진저 스페셜로 교체했다.
처음 떠보는 꽈배기 무늬도 스무스하게 넘어가서 금방 완성하나 싶었는데...문제의 챙 부분에서 한참을 헤맸다. 내 뜨게 인생 2년 중에 가장 고된 순간이었다. 챙 부분에서 푸르시오를 반복했다는 후기가 많더니 나도 결국 이 구간에서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게 3번째 풀었던 때였던가. 1~3단까지 총 4~5번을 풀고 나서야 4단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나의 인내심에 부라보.
동영상에서는 컨티넨털 기법과 아메리칸 기법을 번갈아 보여주는데 아메리칸 밖에 할 줄 모르는 내 입장에서는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어떤 패턴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은 내가 자주 실수했던 내용을 메모한 부분.
slyo: brp나 brk코 사이에 숨어있는 slyo코를 잘 찾아내서 빼먹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안뜨기 방향으로 코를 거르는데 쉽게 안빠진다 싶으면 slyo코가 아닌 다른 코일 가능성이 높다.
brp단: 시작하기 직전 코 위에 실을 얹어주고 마커 넘기고 실을 다시 안으로 가져온 다음 slyo해주고 나서 실을 뒤에서 앞으로 감아서 안뜨기. 그럼 시작마커 기준 양쪽 코 위에 실이 얹어진 상태가 된다. 양쪽 코 중에 하나라도 실이 얹어져 있지않으면 실수 한 것.
brk단: 첫 코뜰 때는 실을 뒤에 둔 채로 뜨고 그다음부터는 실이 앞에 있는 상태에서 겉뜨기
브리오쉬 코늘림은 항상 brk코에서 시작한다. slyo코에서 시작하게 되면 틀렸단 소리.

솔직히 한두코 정도 잘못 뜬 것 같긴 한데 색이 어두워서 잘 표시도 안 나고 '다시 뜨기 진짜 싫어서' 이대로 완결 지었다.

지나가던 어린이를 붙잡고 씌워보았다ㅋㅋㅋ. 사이즈가 꽤 커서 얼큰이도 쓸 수 있다.

제대로 쓰면 요런 느낌.
원래 남편용으로 떴고 아직 안 써봤지만 안어울릴 확률이 100%라서 나나 딸내미가 써야 할 것 같다. 버벅거리는 사이 영상 10도 기온이 돼버렸다. 버터6 한볼 남은 걸로 뭘 떠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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