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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아마도)잠시동안의 평화가 찾아오다

by 아님말지머 2018. 6. 21.

감기가 다 나은지 열흘째, 사춘기가 잠잠해진지도 그쯤되는 것 같다. 이제 양치할때 입을 잘 벌리고(여전히 장난은 치지만), 머리감는 거에 대한 거부도 줄었다. 어린이집도 가기 싫다고 안하는거 보니 아픈 곳이 없어서 컨디션이 좋아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또한 모든일에 '싫어'와 '절대 싫어'를 외치던 애가 가끔 '그런가?'하며 동의하는 말을 해주기도 해서 감격스럽다. 병원을 안가고 신경전이 줄은 것만해도 너무 좋다.

그.리.고. 드디어 어린이집에 팬티를 입고 가기 시작했다. 이번주 월요일, 딸내미가 갑자기 어린이집에 팬티를 입고 가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원래는 어린이집 갈 준비할때마다 기저귀 입고 가겠다고 꼬박꼬박 말하던 터였다. 갑작스럽게 심경변화를 일으킨 것은 그 전날 친할머니집에서 소변을 제때 보았다고 박수갈채를 받은 게 큰 이유인 것 같다.  곧 집으로 출발해야하는데 5시간이 지났는데도 소변을 안보길래 너가 볼일을 봐야 집으로 갈 수 있다고하자 처음에는 짜증을 내더니 두번 시도끝에 일을 해내신 것이다. 쏟아지는 박수세례에 꽤 뿌듯함을 느낀 것 같다. 아무튼 여름이 지나기 전에 기저귀를 완전히 뗄 수 있으려나 전전긍긍했었는데 쉽게 해결되서 속이 후련하다. 외출할때 한번에 못 싸는게 불편하긴 하지만 그건 차차 나아지겠지. 이제와서 말이지만 30개월 후반이나 40개월 초반이나 늦은 건 마찬가지니까 그리 조급할 필요없이 아이가 스스로 결심을 할때까지 기다려주는게 맞지 않나 싶다. 물론 과업을 끝낸 자의 여유일뿐이지만.

이제 곧 만41개월.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이 평화가 오래오래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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