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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만43개월의 근황(부제: 울지말고 얘기해)

by 아님말지머 2018. 9. 3.

어느덧 만 43개월에 접어든 우리 아이(여, 유제품 애호가, 놀이터 마니아).

이 블로그에 육아이야기를 적으면서 생긴 한 가지 징크스는, '이제 좀 수월하다'라고 적기가 무섭게 진상짓이 느는 것이고, '이제 나는 죽기 직전이네. 바이자이지엔'이라고 적으면 다시 순둥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징크스를 노리고 적어본다.

 

여전히 말도 안되는 생떼를 잘 부린다. 가끔 잘 설명하면 뭔가 깨달음을 얻는 듯한 반응은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같은 포인트에서 울고불고 징징징징. 잡아도 보고 달래도 보고 하지만 징징이 유전자는 정말 강력한 것인지 고쳐지지가 않는다. 절레절레. 그래서 요즘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울지말고 얘기해'다. 그 말을 하면 안울고 다시 얘기하지만 딱 그 한 문장 뿐이라는 거. 다시 징징징징. 그리고 왠 아이가 그리 화가 많은지. 버럭버럭. 내가 집에서 화를 많이 내서 그새 배운건가 싶다(찔림). 5세가 되면 잠시 누그러졌다가 6세가 되면 다시 파워진상을 부린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년엔 과연 어떨지 궁금하다.

 

또 요새 어린이집에 데릴러 갈 때마다  누군가 우렁차게 우는 소리가 들려서 귀를 기울이면 여지없이 울 딸내미. 등원할때는 웃으면서까지는 아니어도 별 거부감 없이 잘 가는데 하원무렵해서 기분이 급 언짢아지기라도 하는 것일까? 담임쌤한테 슬쩍 물어보니 낮잠 후 간식타임때부터 본인이 좋아하는게 아니면 기분이 다운되면서 엄마가 보고싶어지고 그러다보니 눈물샘이 자극되서 눈물을 콸콸 흘리는 것 같다. 등원할때야 워낙에 많은 애들이 울고불고 하는 걸 많이 봐와서 그러려니 하는데 이녀석은 하원할때가 다되서 저리 진상을 부리는 것 같다. 어린이집 문을 나설때마다 눈가가 촉촉한 걸 보니 짠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등원을 거부한다거나 가기 싫어하지는 않아서-5월에는 명확히 가기 싫다고 했다-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건 사실이다. 제2의 사춘기가 온 것일까?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니 아이에게 맡길 수 밖에.

 

(부록)딸내미의 최근 아무말 대잔치----

 

1. 한창 더웠던 어느날, 

  딸:  나  더운데 어떻게알아?(버럭)

  나:  ....

 

2. 딸내미가 뭘 거들어줘서 고맙다고 하자, 

  딸: 이 정도로 뭘. 친구끼리 서로 도와야지^^

  나:  ....

 

3. 주린 배를 움켜쥐며, 

  딸: 뭐 배고픈거 없어?

  나: 응 배고픈 건 없고 말이야...

 

4.  딸: 요거트 한번만 더줘, 응?

  이라며 가운데손가락을 내밀었다. 난 조용히 손가락을 거둔 뒤 요거트를 리필해줬다.

 

5. 자는 척 눈감고 있던 내 어깨를 두드리며,

   딸: 자냐?

   내가 남편한테 맨날 '자냐' 라고 했더니 그새 또 똑같이 따라한다. 역시 애 앞에선 말조심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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