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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도서후기, 문화생활

2017솜씨가계부&생활의 美學

by 아님말지머 2016. 12. 19.

나도 모르게 줄줄 새어나가는 돈이 있는 것 같아서 가계부를 쓰기로 결심했다. 지금까지는 엑셀에다 통장 입출금내역과 카드 결제내역을 간단히 기재하고 있었는데 지출 흐름을 한번에 볼 수가 없고 절약이 1도 안되는 걸 느껴서 수기로 한 번 써보기로 한 것이다.

내가 고른 가계부는 솜씨가계부. 2016년 11월부터 쓸 수 가 있어서 시험삼아 두달 적어 본 다음 대망의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써 보라는 배려가 담겨있다 ㅎㅎ.

 

사은품으로 딸려온 볼펜. 나 볼펜 많은데 또 하나 늘었네..

 

내가 이 가계부를 고른 이유는 오로지 예뻐서. 알라딘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마리몬드 가계부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패스했다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래서 차라리 돈 주고 예쁜 걸 사자고 마음먹고 이걸 샀으니 내 주제에 절약은 무슨 ㅠ.ㅠ

 

12월부터 쓰고 있는데 다 내 입맛에 맞을 수는 없겠지만 특히 아쉬운 건 카드 결제목록. 사용처/품목/카드사 정도는 기재할 수 있음 하는데 내역과 금액, 할부 칸만 있다. 그래서 대신 할부칸에 사용처를 적고 있다. 또 하나는 마트에서 장을 보면 품목이 열줄이 넘어갈 때도 있는데 하루에 다섯줄이 전부라 그걸 다 적을 수 없으니 마트 이름으로 퉁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걸 샀는지, 필요없는 걸 사진 않았는지 점검해볼 기회가 없게 된다. 아쉬운데로 메모란에 적음되긴 하는데 칸이 부족하고 일목요연하게 적기 힘들 것 같고 포스트잇을 첨부하는게 최선인 듯 하다. 다른 가계부도 비슷한 형식인지는 잘 모르겠다.

 

뒷부분에는 이렇게 재산목록, 예적금, 펀드, 보험, 대출 현황 등을 기재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바로 요런 내용 때문에 가계부를 수기로 적기로 한 것이다. 물론 엑셀로 정리할 수도 있지만 매일 컴퓨터를 켜진 않으니..

 

이해할 수 없는건 신용카드 할부 페이지가 이런식으로 무려 3페이지가 있는 것. 다른 사람들은 할부를 그렇게 많이 이용하나?? 난 비록 돈은 없지만 할부를 싫어하고 일시불로 결제해서 그달은 가난하게 사는 걸 택한다.

영수증 일기도 있어서 한해 동안의 좋은 기록이 될 것 같다.

이왕 산거 성실하게 적어봐야겠다. 다이어리와는 달리 가계부는 어쨌든 적어야할 내용이 있으니까 한두달만 쓰고 말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은 생활의 美學.

요즘 나는 나름대로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고 있어서 안입는 옷과 안드는 가방은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하거나 수거함에 버리고, 한번 이상 안볼 책들은 바로바로 중고서점에 팔고, 안쓰는 바디용품같은 건 쓰레기통에 버리는 등 물건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다 정리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지만 여기까지 하는 것 만으로도 한결 후련해졌다. 이 책도 이러한 생활의 연장선으로 구입해서 참고중이다. 저자는 잘 쓰지않는 그릇이며 조리도구를 다 정리하고 옷도 총 서른벌 정도만 남기고 물건을 최소화해서 비움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책에는 주부로서 팁으로 써먹을게 많이 보이는데 특히 요일별로 대청소하는 장소를 구분해 놓은 건 좋은 아이디어 같다. 화요일은 불을 쓰는 주방을 닦고 수요일은 물이 있는 욕실을 청소하는 식이다. '대청소'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을 내려놓고 하루에 한 곳만 닦으면 되니 얼마나 좋아..근데 내가 실천할 수 있을 지?? 또 저자는 봄볕에 그릇을 말리고 여름에는 베란다를 노천카페삼아 아들과 함께 발에 물을 담그고 가을볕에 채소를 말리고 겨울에는 레몬청을 담그는 등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계절에 맞는 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런게 바로 저자의 블로그명인 '본질찾기'에 가까운 삶이 아닐까 한다.

가계부와 생활의 미학. 이 두가지 키워드를 기억하며 2017년을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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