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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이 닦기 전쟁2

by 아님말지머 2017. 3. 7.
얌전하게 입벌리던 시절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고 요새도 매일 쫓아다니며 닦이고있다. 치약을 묻힌 칫솔을 아이에게 건네주고, 내가 먼저 양치질을 다 끝낸후 칫솔을 다시 건네받아 물을 묻히는것까진 좋으나 그뒤로 줄행랑을 치는 아이를 쫓는 것부터가 일이다.   딸내미는 보통 쇼파 위-의자부분이 아니라 꼭대기-에 올라가 바짝 엎드리고 가끔 고개를 들면서 입을 벌리면 찔끔찔끔 닦인다. 인내심에 한계가 오는 날이면 결박(?)해서 억지로 닦이고 후다닥 끝내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은 얼굴과 손에 우유가 묻기도해서 손닦는 사이에 이를 닦일 요량으로 세면대 앞에 세웠는데...손쉽게 끝낼거라는 건 판단미스였다. 칫솔을 들이밀자 고개를 홱 돌리길래 억지로 몇번 양치질을 했더니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기 시작했다. 일단 화장실 밖으로 보내고(소리가 너무 울려서) 2차 시도를 하는 도중에 택배기사님이 방문해서 잠시 휴전. 웃긴게 이때는 얘도 굉장히 다소곳하게 "네~" 이러면서 맞이했다ㅡㅡ. 다시 3차시도를 하는데 아까의 두배크기로 소리를 질러대서 포기하고 나도 그만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평소완 다르게 내가 금방 기분이 풀리지않자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괜히 우는 척 엥겨보기도 하고 같이 만화주제곡을 따라부르자고(항상 듀엣을 요구함) 권유도 해보는 딸내미씨. 애 상대로 기싸움하는것도 웃겨서 그만 풀어져버린다. 낮잠을 건너뛴 아이는 이른 저녁잠을 자기시작했다. 무슨 이 하나 닦는데 심신이 너덜너덜해지는지. 아마도 낮잠을 안자서 애는 평소보다 흥분상태였을 것이고 나는 나대로 저녁밥을 애가 뱉어버린거에서부터 신경이 거슬렸을 것이다. 왜 인간의 이는 썪기 쉬워서  이 죄없는 중생 둘이 샤우팅을 해야만 하는가. 오늘 난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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