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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소신있는 엄마 되기는 힘들어

by 아님말지머 2016. 11. 18.

특히 팔랑귀인 나같은 유형의 인간은 더더욱 말이다. 결혼하고 애낳으면 사람들의 오지랍에서 벗어날줄 알았건만 그건 크나큰 오산이었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둘째 안 낳냐와 어린이집 안보내냐이다.

먼저 둘째 타령. 나보다 먼저 애를 낳거나 뒤에 낳은 친구들 모두 둘째 계획이 있거나 이미 둘째를 임신했거나 낳았다. 나와 같이 외동을 굳게 결심했던 친구 한명도 내년에는 가져야하지 않겠냐 말해서 깜짝 놀랬다. 이유는 단순했다. 형제없이 자라면 외로우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이유로 둘째를 갖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외동을 고집하는 이유는? 일단 형제있는 나도 외롭기 때문에 첫째 외로울까봐 둘째 낳는다는 이유가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사이좋고 돈독한 형제자매도 많긴 하지만 아닌 경우도 많이 보기도 했다. 물론 나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신다거나 하는 큰 일을 겪을 때 의지가 되는 형제가 있으면 좋긴 하겠지만 그 이유로 낳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다. 우선 지금도 생활비가 간당간당한데 나중에 학비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또 지금 집도 비좁아서 하나를 더 낳으면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야 할 것 같은데 지금도 대출금이 많은 상태라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쳐도 어느 세월에 갚겠나싶다. 맞벌이는 당연히 필수 인데 초등학교때까지는 집에서 돌봐주고 싶은 맘이 커서 이 또한 갈등이 심할 것 같다. 또한 아직까지 임신-출산의 고통이 생생하고 신생아때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그 이후의 많은 난관들을 또 겪고 싶지 않다. 많은 이들이 둘째는 순하다고, 발로 키운다고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하나는 발로 키우지만 둘을 전혀 다른 세계다 라고 말들을 하니 휴휴. 이제 겨우 내 인생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는데 또 다시 그 세계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다. 이미 망가진 몸매이지만 또 출산을 하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고. 그런데 이러한 세세한 고민은 마치 나만 하는 것 같다. 아니면 앞서 말한 그 하나의 이유 때문에 다른 모든 난관들을 억누르고 둘째를 갖는 것일까?

두번째 어린이집 보내는 시기. 전부터 어린이집은 3돌때, 즉 우리나라 나이로 4살때 보내려고 마음 먹었는데 요즘은 워낙 빨리 보내는 추세라 그런지 왜 어린이집을 안보내고 있냐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내년 3월이면 아이가  25개월이 되는데 아마 또래들 대부분 어린집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어린이집을 권하는 이유는 아이가 사회성을 배우고 엄마도 좀 쉴 틈이 있어야된다가 주를 이룬다. 후자의 이유로 지금 당장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종종 있는데 그래도 만약에 있을 불미의 사태에 대비에 누가 어디를 꼬집었는지 부모한테 말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미루고 있다. 아이가 사회성을 익히는 시기는 4살~5살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보내는건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밥을 잘 안 먹는 애라면 또 모를까. 또 기관에 처음 보내면 대략 1년은 병원을 제 집 드나들 듯이 한다고 해서 어린애를 괜히 질병에 시달리게 하기가 싫기도 하다. 이거는 언제 보내도 마찬가지라하지만 세살과 네살은 또 다르니까. 문제는 이렇게 글로는 내 소신을 또박또박 밝히고 있으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 말들에 귀가 팔랑거려서 혼란이 오고 있다. 남들 다 보내는데 괜히 나만 끼고 있다가 애가 단체생활에 적응을 못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지금도 여러방면으로 잘 놀아주지 못하고 티비도 많이 보여주는 마당에 차라리 어린이집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두 문제 모두 누가 그러거나 말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내 소신껏 밀고 나가면 그만이지만 역시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한동안 나를 많이 괴롭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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