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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푸념

3년하고도 9개월하고도 14일차 육아일기

by 아님말지머 2018. 12. 10.

1. 아이와 거의 동시에 코감기에 걸렸다. 원래 난 감기가 걸리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서 약을 타먹곤 하는데 이번에는 콧물만 나길래 금방 낫겠거니 했더니 거의 열흘째 낫지 않고 있다. 이제와서 병원을 가자니 왠지 내일이면 다 나을 것 같다-라고 생각한 지 일주일이 지난 것이다. 딸내미는 콧물과 기침이 괜찮아졌다가 다시 심해졌다가 반복 중인데, 전에는 항생제를 먹을 때 요거트나 포도쥬스에 타주지 않으면 안먹던 애가 이번엔 약병을 들고 쭉쭉 먹고 있어서 감격중이다. 이제 열났을 때 좌약만 안 넣을수만 있다면 더 바랄게 없을 듯.

 

 

2. 어린이집과 연계해서 유치원 우선모집에 선발된지 오래지만, 아직도 마음이 갈팡질팡이다. 우선모집에 선발되도 일반모집 접수가 가능한 줄 알고 아무생각없이 지원을 한건데, 선발된 유치원을 등록포기하지 않으면 접수조차 못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멘붕이 왔다. 이 동네에 있는 유치원들 입학설명회를 다 가 본 결과, 한군데가 좀 더 마음에 들었는데 워낙 유치원 들어가기가 빡센 동네이다 보니 등록포기를 해가면서 지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기 선발된 유치원이 특별히 나빴던 것도 아니고. 하지만 접수를 하고 입학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하면서 뭔가 맘에 들지않은 부분이 자꾸 생기면서 갈등중이다. 하염없이 대기를 하더라도 맘에 드는 곳으로 옮기는 것이 나을것인가? 그러다 가정보육하게 되면 어쩌지? 어쩌면 이미 등록한 유치원이 아이한테 더 맞지는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난 사실 운명론자이기 때문에 얼떨결이라도 선발이 된걸 보면 이 유치원과 인연인지도 몰라, 라고도 생각하고 있다). 이런걸 보면 어린이집 등록은 아무것도 아니었어ㅠㅠ

 

 

3. 2번과 관련하여. 여기도 서울이라고 원비가 장난이 아니다. 현재 어린이집 교육비가 워낙 저렴하기도 했지만 차이가 엄청나다. 반일반을 해도 3~50만원 정도 하니말이다. 병설은 종일반 들어가기가 치열하기도 하고 반일반을 하면 1시반에 하원하니 엄무도 못냈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교육을 시작한것도 아닌데 이정도라니. 언제 대출금을 갚고 언제 평수를 넓혀서 이사를 가지. 연령도 그렇고 경제적인 면도 그렇고 1년정도는 어린이집을 더 다니는게 나을것 같은데 6살때 유치원을 들어가기란 워낙 힘들어서 울며겨자먹기로 5세 입학을 택했다. 7세때까지 운영하는 어린이집 중에서 괜찮다는 곳은 유치원들어가기보다 더 힘들어서 포기한 지 오래다.

 

 

4. 표류하고 있는 그림도구들에 관하여. 어린이집 수업중에서 물감놀이를 매우 좋아하길래 집에 쑤셔박아두었던 유아용물감을 내주었더니 금새 다 쓰길래 다이소에서 파는 고체물감을 사다줬다. 물통이 없어서 종이컵을 줬던 것이 화근. 물감색에 따라 물색이 변하는게 신기했던지 자꾸 물을 갈아달라고 해서 귀찮은 나머지 원래 쓰던 종류의 유아용물감(물을 묻히지 않아도 되는)의 확장버전을 사주었다. 스템프도 있고, 롤러도 있어서 더 놀기 좋겠지? 하는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예상외로 판이 커져서 아무리 토시와 미술놀이용 옷을 입혀도 여기저기 물감이 묻어나는걸 막을 수가 없고, 매일 파레트와 스템프와 옷가지들을 빨자니 힘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크레파스를 사줬네? 그런데 크레용보다 훨씬 잘 묻어나는것은 물론이오 손에 쥘때마다 하나둘씩 부러지기 시작했다...그래서 다시 태초로 돌아가 싸인펜을 사줄까보다. 이케아에서 샀던 싸인펜을 거의 다 소진했는데 처음 사줄때만큼 여기저기 묻히지 않고, 빨아도 금방 지워지니까 낫겠지 싶어서. 싸인펜도 지치면 그냥 색연필로 돌아가야지 뭐. 색연필도 돌려쓰는건 잘 분질러먹어서 통통하고 잘 묻어나지않는 유아용 색연필이 최고다. 그게 크레용인가??

 

 

5. 육아와 관련없는 나의 이야기.

 

@ '중국어 쓰기수첩 기초문장100' 공부는 현재 34문장째 진행중이나, 하나를 공부하면 열을 까먹는 기적을 체험중이다.

@ 매년 쓸데없는 짓인 줄 알지만 하고 있는 '다이어리 사기'를 또 실천했다.

@ '가계부 사고서 안 적기'는 또 어떻고?

@ 니트스커트는 앞으로 절대 사지 말아야지. 다리에 너무 달라붙는다.

@ 올해가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된 첫 해인데, 이번 한파때 가스계랑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일단 미적지근하게 계속 틀어놓으나 낮에 껐다가 밤에 틀어놓으나 수치는 비슷하게 나와서 타이머로 보일러 돌아가는 시간을 정해놓으면 좀더 절약이 되는지 실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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